“영세 가맹점 수수료 내려야” “부가서비스 축소는 곤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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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연회비 한 푼 안 내고 영화값·기름값 할인 같은 직접적 혜택을 받는 카드 회원들이 부가 서비스 비용을 부담해야지, 왜 가맹점에 떠넘기나. 가맹점 수수료를 내리면 결국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로 이어져 카드 소비자들만 손해를 본다는 주장은 옳은 얘기가 아니다. 원래 내야 할 비용을 부담하는 것일 뿐이다.”(금융연구원 이재연 연구위원)

 “회원들에게 주는 부가서비스 혜택은 카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카드 사용이 늘면 매출이 늘어나 가맹점들이 혜택을 본다는 점에서 가맹점들이 비용을 부담하는 게 맞다.”(여신금융협회 임유 상무)

 23일 서울 명동 YWCA 회관에서 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산정을 위한 원가산정 표준안’ 공청회에서는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을 가맹점 수수료 원가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놓고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이 연구위원은 “서비스의 혜택을 보는 사람이 비용을 부담하는 게 원칙”이라며 “가맹점 수수료 원가에 부가서비스 혜택 같은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을 포함시키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특히 영세 가맹업자들의 경우 카드사 마케팅의 직접적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에 한해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총비용에서 차지하는 마케팅 비용이 카드사마다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인하 폭을 밝히지는 않았다.

 임 상무는 “신용카드 산업은 회원 확보 없이는 불가능한 특성이 있고, 카드사 마케팅의 목적은 회원 구매 유도라는 점에서 가맹점이 비용을 부담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맞섰다. 그는 그러나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각 카드사가 정하는 일정 규모 이하의 영세 가맹점에 대해 수수료를 낮추는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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