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빗 뱅커의 고객창조 마케팅』 고객과 通<통>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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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통하면 성공과도 통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책 카피만큼이나 간결하고 명쾌하다. “프라이빗 뱅킹(PB)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철저하게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저자인 삼성증권의 서태호(48) 인사부장은 20년간 금융영업활동 및 PB 현장 업무와 관련 교육을 담당했다. 『프라이빗 뱅커의 고객창조 마케팅』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PB는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를 저자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한다.
 
상품이 아닌 신뢰를 팔아라
세계적인 자산관리 컨설팅 금융사인 메릴린치사가 제공한 ‘아시아·태평양 연례 부자 보고서’(2006년 10월)에 따르면, 한국의 백만장자 증가율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굳이 이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에 부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생활 속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부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PB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대부분은 자사의 상품을 단순히 설명해주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저자는 “부자 고객은 단순히 이율이 더 높은 상품을 소개한다고 돈을 맡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질적인 부를 이룬 그들이 원하는 것은 남보다 조금 더 높은 금리가 아니라는 것. 그보다는 자신의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안전성과 자신이 직접 조사하기 힘든 고급 정보, 그리고 치부까지 믿고 말할 수 있는 진실한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프라이빗 뱅킹의 본고장인 스위스 취리히의 다양한 실례를 소개한다. 특히 비자금은 물론, 숨겨놓은 자식까지 털어놓는 고객과 PB의 ‘깊은 관계’에 주목한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라
실제 고객과 대면하는 현장에서 필요한 태도로 저자는 “PB담당자가 아닌 고객의 관점에 설 것”을 주문한다. 영어로 된 상품 이름을 우리말로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건 기본이다. 상품 설명서의 글자 크기를 연령에 맞춰 준비하고, 복잡한 숫자는 사례 중심으로 얼마를 투자하면 얼마 정도의 기대 이익이 나올 수 있는지 등으로 쉽게 설명하며 고객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나름대로 고객의 유형을 정해놓고 투자상품을 권했던 자신의 초창기 태도가 잘못됐다고 고백한다. 노년층과 중장년층에겐 안정적인 채권형 상품을, 젊은층에겐 공격적인 주식형 펀드를, 주식 경험이 많은 고객에겐 주식 직접매매거래를, 주부에겐 절세형 상품을 권하는 방식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다양한 투자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고객은 많은 투자기회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에 PB는 보다 열린 마인드로 상담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영업인이 아닌 파트너가 돼라 
신뢰로 맺어진 고객과의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되기 위해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저자는 “고객 중 라식수술로 유명한 안과 의사가 있어 다른 고객들을 많이 소개시켜 줬다. 이 외에도 다른 병원장 고객을 방문하게 되면 인테리어나 간호사들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 환자들의 반응 등을 메모해 상담중에 적극적으로 알려줬다”는 경험을 소개한다.

그 의사로부터 단순한 자산관리사가 아니라 사업 파트너로 인정 받고, 더 큰 신뢰를 얻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제품만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자료제공=더난 출판사(02-325-2525)


◆ 지은이 서태호
경북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기업은행, 한국투자증권(구 동원증권)을 거쳐 삼성증권에서 프라이빗 뱅커, 영업지원팀, 인재개발부서장을 지낸 후 현재 인사부서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투자자 교육 프로그램인 ‘행복투자교실’ 강사 및 계명문화대학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한국증권업협회 투자자 교육자문위원, 한국FP협회 강사로 활동중이다.

◆ 프라이빗 뱅킹(PB)
부유층을 대상으로 자산을 특별 관리해주는 은행의 고객 서비스.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통용됐으나, 우리나라에는 1992년 6월 한미은행이 처음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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