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학력'윤석화씨 홍콩행 "팬이 용서 안 하면 무대 떠날 수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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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학력을 고백한 연극인 윤석화(51.사진)씨가 16일 오전 홍콩으로 출국했다. 윤씨는 출국 직전 몇몇 언론사를 통해 "잘못을 저지른 장본인으로서 모든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남편과 아이가 있는 홍콩에서 당분간 머물 생각"이라며 심경을 토로했다.

'이화여대를 다니지 않았다'고 고백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윤씨는 "13일부터 서울에서 열린 영성수련에 참가하기 위해 귀국했다. 서울에 오기 전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의 (학력 위조)얘기를 남편에게서 듣고 마음이 굉장히 불안했다. 영성수련 첫날 거짓의 옷을 벗으라는 말씀을 듣고 기도를 통해 용기를 얻게 됐다. 다만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런데 남편과 급히 통화할 일이 있어 목사님 허락받고 휴대전화를 켰더니 숱하게 걸려온 전화 번호를 보고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는 걸 직감했다. 마음이 주저 앉기 전에 빨리 얘기를 하고자 했으나, 기자들을 불러 모으는 것도 그렇고 해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서의 학력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선 "뉴욕대(NYU)에서는 20학점 정도 들었고, 뉴욕시립대(The City College of New York)에서는 100학점 정도 이수했다. 1985년 초 한 학기를 남겨두고 극단 '민중' 측의 간곡한 요청으로 공연을 위해 귀국해야만 했다. 수료는 아니다. 그땐 졸업은 안 해도 다니기만 하면 수료라고 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번 파문으로 은퇴할 것이냐는 질문엔 "배우로서 은퇴는 생각해 보지 않았으나, 언론과 일반 시민이 나를 용서할 수 없다고 한다면 소망을 잃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며 "우선 내가 연출을 맡아 내년 2월 올릴 예정인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 진행은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민우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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