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엔 콩나물국” 효능입증/뿌리에 많은 「아스파라긴」이 술독제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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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의대 교수팀 실험
『해장으로는 얼큰한 콩나물국 한그릇이 그만』이라는 전래의 속설은 과학적으로 볼때도 매우 타당한 이론(?)임이 증명됐다. 서울대의대 고창순(내과·체력과학노화연구소장)·박상철(생화학) 교수팀은 최근 콩나물중에 풍부한 「아스파라긴」이라는 영양성분이 과음 등으로 인한 뇌신경 손상·알콜성 간염·내분비 장애·성기능 감퇴 등을 억제 혹은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음을 입증했다.
「숙취의 생화학」이라는 두 교수의 공동연구 논문에 따르면 술(알콜)은 그 자체 혹은 대사과정의 부산물 등으로 인해 인체에 적지않은 독성을 끼친다는 것. 그런데 이같은 술독이 콩나물의 뿌리부분에 다량 들어있는 아스파라긴에 의해 빠른 속도로 제거된다는 사실이 인체 예비실험·세포주실험 등을 통해 이번에 밝혀졌다는 것이다.
아스파라긴은 인체단백질을 이루는 20개 아미노산의 하나인 아스파테이트의 원료물질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콩나물대가리엔 58%,몸통부위엔 70%가량 함유된 반면 뿌리부분엔 87%나 차지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해장국에 쓰는 콩나물은 뿌리를 자르지 않는다」는 전래의 관습은 매우 과학적 근거가 있는 셈이다. 박 교수는 『흔히 주부들이 콩나물 요리를 할때 보기좋게 하려고 일부러 뿌리를 떼는 것은 영양학적으로 볼때 큰 손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이같은 연구내용을 오는 4일 열리는 「체력과학 노화심포지엄」에서 알콜연구의 권위자인 미 국립보건원(NIH)의 데이비드 골드만 박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할 예정이다.<홍혜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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