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물고기가 사라져간다-공장폐수.골재남획으로 씨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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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임진강의 명물 민물고기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10여년전까지만해도 민물고기의 낙원으로 불리던 임진강이 공장폐수 등으로 오염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임진강 일대의 어민들이 이제 생계를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이지역 어민들은 주로 민통선북방지역인 파주군적성면어유지리에서한강과 만나는 탄현면낙하리간 30㎞의 임진강에서 내수면 어업에종사하고 있다.
이들은 장파.임진.장산.반구정.내포리를 중심으로 5개선단을 형성,0.5t급 목선을 이용해 고기를 잡고 있다.어부들수는 7~8년전까지만해도 3백여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97명만 남아 있다.이들은 모두 이 지역주민들로 군부대의 출입허가를 받아 조업하고 있다.어획량 격감에 따라 어부들이 떠났기 때문이다.
어부들에 따르면 황금어장을 형성했던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1인당 월1백만~2백만원 벌이가 가능했었지만 지금은 월평균 30여만원의 수입도 어렵다는 것이다.
파주군에 따르면 임진강에는 황복을 비롯,민물게.장어.실뱀장어.숭어등이 철따라 떼지어 올라와 70년대말에는 연간 1천t이상의 민물고기가 잡혔지만 지난해에는 1백80t에 그쳤고 올해도 마찬가지라는것.
그나마 값이 나가는 황복(㎏당 4만원)과 민물게(마리당 1만원)는 대부분 사라지고 피라미 등의 잡어들만 주로 잡힌다는 것이다. 이처럼 임진강변의 어촌 경기가 퇴조하면서 배값도 뚝떨어져 한척에 어업권을 얹어 2천만~3천만원하던 목선이 요즘은 2백만~3백만원에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
임진강 어장이 쇠퇴하고 있는 것은 상류지역인 동두천.양주 등지에 산재한 피혁.염색공장과 목장에서 나오는 폐수와 축산폐기물이 한탄강을 통해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진강수질은 80년대 초반까지는 직접 식수로 사용할 수 있을정도였으나 지금은 2급수(BOD 1~3PPM)로 나빠졌다.
임진강 민물고기가 줄어드는 또다른 원인으로 어부들은 89년부터 시작된 임진강 골재채취사업을 꼽고있다.
장파리 일대 1선단 소속 어부들은 『파평면두포리 골재채취(하루채취량 2천루베)에서 강바닥을 뒤집어 놓는 바람에 강물이 흙탕물로 변해 물고기가 아예 사라졌다』며 골재채취업체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40년째 임진강에서 고기를 잡고 있는 어부 金貞完씨(65.경기도파주군파평면장파1리산46)는 『임진강을 흙탕물로 범벅하는 골재채취를 그만두지 않는 한 50대이후의 사람들에게는 향수가 어린 싱싱한 임진강 민물고기 맛은 볼 수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坡州=全益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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