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산망 재구축 산넘어 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증권전산망을 재구축하는 작업이 「산 넘어 산」이 되고 있다. 증권업계의 최대 현안이 돼온 이 문제는 13일 증권업협회가 「1,2단계 실시방안」을 결정함으로써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 그러나「희망증권사는 일괄실시」를 주장해온 상당수 증권사들이 이 방안 자체에 불만을 품고 있는데다 1단계에 먼저 끼기 위한 경쟁도 예상돼 앞으로 후유증이 계속 남을 전망이다.
증권전산망은 크게▲고객들의 주문을 받는 공동 온라인 시스팀▲매도.매수주문을 연결시키는 매매체결 시스팀으로 나뉘어 있다.
현재는 ㈜증권전산이 일괄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필요한 고객계좌원장도 모두 관리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중 매매체결 시스팀은 계속 이용하되 공동온라인망에서는 탈퇴,독자적으로 운영하겠다며 계좌원장 이관을 요구해 왔다. 또 증권감독원.거래소.전산등 증권관계기관과 증권회사들로 구성된 증권전산위원회(위원장 증권업협회장)도 지난해 4월 희망증권사에는 계좌원장을 넘겨주도록 의결했었다.
그러나 올해초 32개 全증권사를 대상으로 위원회가 조사한 결과 무려 28개사가 이관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나자 재무부가 일괄 이관에 따른 혼란을 우려하는 반응을 보인 가운데 증권업협회가 이번에 단계적 이관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95년 7월 1단계로 2~3개사(전체 공동온라인 이용률의 20%수준)에 대해서만 먼저 원장을 이관한뒤 1~2년동안 시범운영해 결과가 좋을 경우 나머지 증권사에 대해 2단계로 이관하자는 방안이다.
협회는 13일 32개 증권사 사장단회의를 열고 이 방안을 관철시켰다.
그러나 상당수 증권사들은 이에대해『지난해의 이관결의 이후 이미 독자적인 전산망구축을 위해 투자를 많이 해왔는데 이제와서 2~3개사만 먼저 이관해준다는 것은 약속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각 사는 특히 1단계 이관대상에 끼지 못할 경우 향후 회사의 위상에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협회는 이관희망신청을 다시 한번 받은뒤 신청회사가 많을 경우에는 추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증시의 핏줄이라 할 수 있는 전산망문제가 추첨으로 결정되는 비합리적 사태까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