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난으로 주민폭동”/WP지 「북한의 실태」보도(요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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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하루두끼”구호… 군창고 습격까지/충성도 급락… 내부반란 징후
북한을 여행한 북송인사들의 가족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식량난 등으로 폭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국내정세 불안으로 북한의 유일한 대외 무역선으로 일본을 정기취항하고 있는 만경봉호가 2개월 전부터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의 북한 내부사정을 보도하며 식량폭동과 내부반란 징후가 보이고 있으며 이것은 북한주민들에게 기아와 절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음은 기사주요 내용.
서방의 정보분석가들은 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얼마나 자주 내부폭동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만경봉호의 미스터리는 북한의 수수께끼를 푸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일본 니가타(신석)에서 북한의 청진까지 10일마다 취항하고 있는 만경봉호를 2개월전 북한이 갑자기 운항을 중단,북송 재일동포의 북한내 친지 방문이 불가능하게 됐다.
외화벌이의 유일한 창구인 재일동포들의 입국을 막고있는 것은 북한내부에 심각한 사태가 일어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작년 북한의 대학에서 강의하고 돌아온 한 학자에 따르면 북한은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요를 밖의 세계에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 배의 운항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금년에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이 북한의 친척들로부터 들은 말에 따르면 작년의 흉작으로 북한에서는 금년봄에 식량폭동과 그밖의 폭동이 있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사회간접시설이 거의 붕괴지경에 있어 상하수도·전력 등을 거의 가동치 못하고 있다. 최근 북한 내에서 『하루에 세끼가 아니라 두끼만 먹자』는 입간판도 자주 발견된다. 북한에서는 쌀밥이 별식으로 1년에 한번쯤밖에 먹지 못하며 최근에는 1년이 넘도록 육식 구경을 못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김일성에 대한 북한 주민의 충성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김정일 지지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여행객들은 전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북한은 공포의 테러정치를 펴고 있다. 김일성을 비판할 경우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종신해 수용소 생활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최근 국경도시인 운봉에서 주민들이 나무작대기와 망치 등을 들고 군대창고를 습격한 일이 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김정일은 더욱 군대의 통치에 의존,북한을 여행하다 보면 국경도 아닌 내륙지방에도 군인들이 거리를 순찰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정보에 따르면 금년 봄 휴전선을 지키던 부대가 평양근교로 이동한 사실이 포착되었으며 북한은 지난 4,5월 평양공항을 폐쇄했다. 그후 다시 열기는 했으나 매우 제한적으로 여행객을 받고있다.
만일 북한에 폭동이 일어난 것이 사실일 경우 1인통치하에서 예외적으로 안정을 누렸던 북한의 체제가 위협속에 놓였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리스카시 주한미군사령관은 의회 증언에서 『북한이 갑자기 내부적인 폭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증언한바 있다.<워싱턴=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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