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히로시마 영광 위해 은퇴 1년 미뤘죠|배드민턴 기둥 정소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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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 배드민턴의 기둥 정소영(26·전북은행)이 오는 11월 결혼과 함께 코트를 떠나기로 했으나 94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을 은퇴무대로 삼겠다며 마지막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정은 지난해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복식 우승이후 짝꿍이었던 황혜영의 은퇴로 길영아를 새 파트너로 맞아 국제대회 4관 왕을 차지했으나 이 달 초순 연승 행진이 중국 조에 의해 멈춰지자 반드시 설욕한 후 은퇴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소영-길영아 조는 지난5일 영국 버밍엄에서 벌어진 제8회 세계개인배드민턴 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중국의 신예 첸잉-류우훙 조에 2-1로 패해 국제경기 28연승이 좌절됐었다.
당초 정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오는 11월 마산 성지여중 체육교사이자 배드민턴코치인 김범식씨(31)와의 결혼예물로 삼을 예정이었으나 틀어지고 만 것이다.
따라서 이번 패배가 정의 오기에 불을 불이고 은퇴를 연기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84년 태극마크를 가슴에단 정은 영국오픈에서 다섯 차례 우승한 것을 비롯, 국제무대에서 23번이나 정상에 오르면서 취득한 상금만도 5만 달러(4천만원)가 넘는다.
정은 바르셀로나 올림픽 우승직후 황혜영과 은퇴의 길을 함께 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남자복식 간판인 박주봉·김문수 조의 은퇴로 자신마저 코트를 떠난다면 한국배드민턴의 공동화현상을 야기시킨다며 은퇴를 1년간 연기했었는데 또다시 한해를 더 뛰게 됐다.
복식의 귀재인 정은 올림픽이후 길영아와 호흡을 맞춘 지 2개월만에 일본·코리아오픈(1월)에서 우승한데 이어 스웨덴·영국오픈(3월)마저 석권했었다.
새로 창단된 전북은행의 간판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정은 내년엔 선수 겸 트레이너로 코트에 나설 예정인데 결혼 후 신방을 마산에 차리게 됨에 따라 주말부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장 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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