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과 개선…이제는 안 통한다

중앙일보

입력

도전·파괴·경쟁…기업의 미래는 창조경영에 달려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는 것은 쉽다. 하지만 스스로 길을 만들어내는 일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과제가 된다. 『공병호의 창조경영』은 모방과 개선을 바탕으로 성장 해온 우리 기업에게 문화 아이콘으로서의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지표를 제시한다.

#아이팟과 워크맨의 차이는
 “iPod, iTunes, Therefore I am(나는 아이팟, 아이튠을 함으로써, 고로 존재한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이팟은 단순한 디지털 기기가 아니다.

MP3 시장에서 선발주자들이 이미 기술적인 우위를 갖고 기능을 강조할 때 아이팟은 ‘디자인은 단순하게’라는 역발상으로 소비자의 욕망을 대변하는 상품이 됐다.

종래 MP3 시장은 아이리버 등으로 한국기업이 선도했다. 그런데 MP3와 관련이 없던 컴퓨터 제조회사에게 기존 시장을 내준 것은 ‘제품을 넘어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을 만들자’는 비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상품이 아이콘이 되려면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2007년도 1분기 애플사의 매출 가운데 아이팟의 비중은 48%나 된다. 애플사는 아이폰으로 또다른 신드롬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한편 미국 잡지 ‘PC월드’에 ‘지난 50년간 세계인을 사로잡은 50가지 잡동사니(2005년도 선정)’ 1위에 선정됐던 소니의 워크맨은 디지털 시대라는 변화의 물결에 편승하지 못해 관심밖으로 밀려났다. 창조란 머무름이 아니라 끊임없는 도전과 파괴와 경쟁의 과정임을 말해주는 예이다.

#왜 창조경영인가
삼성 이건희 회장은 2007년을 창조 경영의 해로 규정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위기상황임을 직감하고 재도약을 강조한 것이다. 삼성의 임원진들은 나름대로 창조경영을 정의한 바 있다. 최도석 사장은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창조경영이라 했고, 박종우 사장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라 정의했다.

공병호 박사는 창조경영을 고객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수준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기업의 전 활동영역, 즉 연구개발, 생산, 디자인, 마케팅, 인재육성 등에 걸쳐 획기적인 변화를 추진해 나가는 일련의 활동이라 정의했다. 창조경영의 결과물은 ‘놀랍다’ ‘환상적이다’ ‘탁월하다’ ‘완벽하다’ ‘와우(WOW)!’로 정의되는 시대의 아이콘적인 상품이 된다.
 
#기업 존폐를 결정하는 전략
『공병호의 창조경영』은 10가지 측면에서 창조 경영의 핵심전략을 소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창조는 창조로의 도약을 위한 리더의 핵심적인 역할, 창조적 인재를 위한 보상 시스템, 자극과 도전을 주는 일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측면,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교육에 대해 말하면서 ‘감탄사가 나오도록 즐기며 일하라’ ‘쓸모 있는 괴짜를 채용하라’고 강조한다.

기업의 미래는 창조경영에 달려있으며,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언젠가 과거의 성공이 가져다 준 결과물은 바닥나고 가까운 미래에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창조경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 전략인 셈이다.

프리미엄 고영림 기자 kohkoh@joongang.co.kr
자료제공= 21세기 북스(031-955-2731)

◆ 저자 공병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라이스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자유기업센터와 자유기업원 초대 소장과 원장을 지냈다. ㈜코아정보시스템의 대표이사를 거쳐 ㈜교보생명 사외이사와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연간 300회 이상의 강연을 하는 강연가이자, 경영 자문가이기도 하다.

초등학생, 중·고교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병호 자기 경영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고양시 성사동에 레스토랑 ‘오월의 향기’를 열었다. 『10년 법칙』『공병호의 자기 경영 노트』『10년후, 한국』『10년 후, 세계』『영어만은 꼭 유산으로 물려주자』『공병호의 변화경영』등 75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발간하며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