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양심의 승리" 청문회 증언 이용수 할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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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내 한을 풀어줬습니다. 이제 일본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배상하라! 배상하라!"

지난달 30일 오후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 이용수(80) 할머니는 몰려든 취재진 앞에서 기쁨과 분노가 범벅된 목소리로 이렇게 외치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꽃다운 17세 때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갔던 이 할머니는 2월 15일 미 하원 위안부 청문회에서 위안부 시절 겪었던 고초를 생생히 증언했으며, 그 뒤 세 차례 더 미국을 찾았다. 결의안 통과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결의안 통과가 예정된 지난달 30일엔 하원 본회의장 방청석을 3시간 넘게 지키며 전 과정을 지켜봤고, 오후 3시12분 결의안 통과가 확정된 순간 참고 참았던 눈물을 내비쳤다. 다음은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결의안 통과를 지켜본 소감은.

"너무 감격스러워 정신이 없다. 세계 평화를 위해 미국이 이렇게 기쁨을 줄 줄 몰랐다. 결의안은 아시아에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가져올 것이다."

-결의안 통과를 확신했나.

"그렇다. 결의안은 진실과 정의가 승리한다는 걸 입증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양심의 승리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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