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된 어린이용 영화·비디오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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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어린이 영화의 내우외환을 「사정」할 본격 어린이 소재 영화및 비디오가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어린이 영화 외환의 주범은『닥터 슬림프』 『드래곤』따위 일본의 폭력만화영화며 내우는 『영구와 드라큐라』류의 조악한 우리 비디오가 그장본인.
영상매체가 어린이 놀이문화의 대종을 이루는 요즘 이 두종류의 영화는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는 커녕 쓸데없는 망상과 폭력심리만 부추켜왔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최근 제작중인 어린이영화는 이같은 잘못된 면을 씻기 위해 큰 영화사나 대기업 비디오사의 대자본이 참여, 영화로서의 규모를 갖추는 한편 관람층을 온가족으로 설정해 어른들이 함께 어린이 고유의 세졔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꾸며지고있다.
『서편제』로 우리 영화사에 새이정표를 세운 태흥영화사는『참견은 노, 사랑은 오! 예』를 제작, 여름방학때 선보일 예정이다.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로 성차별문제를 다룬 김유진감독이 메가폰을 잡은이 영화는 국교 6학년 어린이들이 학교와 부모의 몰이해를 이해로 바꿔가며 야구부를 결성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김감독은 꿋꿋하게 자라날 권리를 지닌 어린이들의 「주장」을 밝히고, 온갖 과외의 굴레를 씌우면서도 이를 자식사랑이라고 착각하는 어른들의 각성을 불러일으키는데 연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참견은 노…』가 어린이 교육문제라는 사회성을 띠고 있는 것에 비해 『키드 캅』은 미국영화 『나홀로 집에』『다이하드』등을 참조해 만드는 순수한 오락영화다.
영화광고 전문가로 일해온 이준익씨의 감독 데뷔 영화로 영업시간이 끝난 백화점에서 개구쟁이 다섯명이 금고털이 전문조직과 한판 벌인다는 내용이다.
제목 뜻처럼 「어린이 경찰」이 멍청한 도둑들을 어린이다운 기지로 일망타전하는데, 종전의 이런 영화들과는 달리 큰 비디오사인 드림박스가 제작비를 대 짜임새가 탄탄한 흥행물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영화기획자 유인택씨가 차린 기획시대는 대우비디오와 손잡고 「대우어린이극장」이란 이름으로 10여편의 영화및 비디오를 제작중이다.
『꾸러기 노래방』 『홍길동 대 터미네이터』 『위인궁전』 『방랑고아 바우』 『내 친구 티티』『거꾸로 나라』등이 그것들로 온가족용에서부터 고학년·저학년·유치원생용등 관람층을 처음부터 구분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중 『꾸러기 노래방』은 『홍길동…』는 곧 출시될 예정. 유씨는 『가능한한 우리 설화·동화에서 주제와 소재를 따오고 여기에 컴퓨터시대에 걸맞은 특수효과를 입혀 외화와 맞설생각』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한편 5월 첫날을 맞는 이번 주말에도 예년처럼 외화 『꾸러기 가족』, 할리우드 만화영화『요정 크리스타』가 어린이용으로 개봉될 예정이어서 국산어린이영화의 필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이부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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