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애플등 업계 사활건 “맞블 경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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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PC를 상위기종인 워크스테이선계급의 성능을 내게하는 획기적인 CPU(마이크로 프로세서)인 미국인텔의「펜티엄」이 23일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발표됐다. 특히 펜티엄은 국내에서도 주전산기?멀티미디어?워크스테이선등의 국책과제들에서 표준 CPU로 연이어 선정될 정도로 주목을 방받왔던 차세대 칩이다.
이에따라 앞으로의 컴퓨터환경은 그동안 불문율로 지켜지던 PC와 워크스테이선의 고유 영역이 무너져 컴퓨터업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는등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 들은 보고 있다.
CPU전문제조업체인 인텔은 펜티엄이 3백10만개의 트랜지스터가 내장돼 1백Mips(초당 1백만개의 명령어 처리속도단위)와 66MHz의 처리속도를 보여줌으로써 486PC보다 성능이 5배정도 우수하다고 밝혔다. 또 PC급에서는 처음으로 RISC(명령축약)방식을 채택하고 32비트 명령어를 처리하지만 입력은 64비트 내부 데이타경로를 이용해 실제로 명령어 처리속도가 워크스테이션급으로 빨라졌다.
이와함께 기존 PC의 직렬정보파이프라인을 중?대형컴퓨터처럼 2개의 병렬정보파이프라인으로 전환시킨 슈퍼스칼라방식을 채택해 처리속도를 2배이상 향상시켰다.
특히 펜티엄을 장착한 PC는 2만5전달러 이상의 워크스테이선과 비슷한 성능을 가지면서도 가격이 5천~9천달러로 저렴한데다 기존의 워크스테이션과의 완벽한 호환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펜티엄을 차세대 CPU의 결정판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워크스테이션의 운영체제(OS)를 위협하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64비트용 OS인「윈도우즈 NT」가 지원된다는 점이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펜티엄과 윈도우 NT를 개발하는동안 상호협력을 약속하면서 기술교환과 시험 테스트를 거쳤다.
이에따라 전세계 위크스테이선 생산업체들은 펜티엄과 오는 5월 발표될 윈도우즈 NT의 개발을 지켜보면서 이미 1년전부터 펜티엄과는 반대로PC와 호환이 되는 워크스테이선급 CPU를 개발하는데이어 최근에는 워크스테이선0S인「유닉스」의 통합을 선언하는등 사활을 건 컴퓨터전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대표적인 64비트 CPU인 미국디지틀이퀴브먼트(DEC)의「알파칩」이 지난해 개발됐다. 또 애플과 IBM? 모토롤라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파워 PC칩」이 올해말에 선보이기위해 개발중이다. 휴렛패커드도 지난해「PA-RISC」를 개발해 인텔의 공세에 맞섰다.
PC의 역사는 곧 인텔 CPU의 역사로 지난 82년「8086」(XT급)과「80286」(AT급)에 이어 85년에는「80386」(386 PC급), 89년에는「80486」(486 PC급)이 차례로 출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로 간다면 2000년에는 2백50MHz이상의 클럭속도와 2천Mips의명령어 처리속도등 미니컴퓨터의 성능을갖춘 PC 출현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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