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젖은 유니폼 92년 코트에 묻고…|황금 셔틀콕·축구 골게터·야구 대 타자 아쉬운 현역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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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알베르빌 및 바르셀로나 겨울·여름 올림픽에서 사상 최대의 성과를 올린 한국스포츠는 올해도 예외없이 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현역 생활을 마감, 아쉬움을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바르셀로나 올림픽 배드민턴 경기에서 남녀복식 금메달을 따낸 박주봉(28·한체대조교), 김문수(29·부산외대 코치) 황금콤비와 여자부의 주전 황혜영(27·청주대성 여중 코치)이 선수생활을 끝내고 각각 지도자 길을 선택했다. 또 88서울올림픽 여자하키 은메달의 주역인 임계숙(28·통신공사)은 결혼과 함께 스틱을 놓고 가정주부로 전업했다.
각종 국제 대회에서 68차례나 우승, 국제 배드민턴계에선 국내에서 보다 더욱 유명한 박주봉은 협회에서 현역선수로 1∼2년 더 뛰어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본인은 체력에 한계를 느껴 한체대 조교로 후배들을 육성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김문수는 대표팀의 트레이너를 맡아 국가대표 후배들읕 지도하게 됐다.
배드민턴의 명문인 마산성지여고 김형탁 교사와 올림픽직후 결혼한 황혜영은 남편과 떨어져 지도자 길을 겪고 있다.
또 충남 아산고 체육선생인 김보겸씨와 결혼, 하키인 커플 1호로 화제를 뿌리기도 했던 임계숙은 그 동안의 공적을 회사가 인정, 내년7월께 온양지사의 과장대우로 발령을 낼 계획이어서 그의 명성을 실감케 하고있다.
동아마라톤 여자부문 5연패의 대기록을 세운 간판스타였던 이미옥 그리고 여자배구의 임혜숙(전 현대), 박미희(전 대농)등도 결혼과 함께 코트를 떠났다.
그런가하면 한국 여자 농구를 풍미했던 성정아(27·전 삼성생명), 조문주(28·전 국민은헹)는 각각 학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숙명여대와 성신여대에 진학, 뒤늦게 대학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밖에 아시아남자농구의 최고 슛쟁이였던 이충희(전 현대)는 국내생활을 청산하고 대만으로 진출, 현지에서도 스타로 각광을 받고있다. 86·88아시안게임 남자핸드볼 2관왕의 주역이었던 박도헌(28·전 무등건설) 탁구의 박지현(제일합섬), 아마복싱 경량급의 조동범(전 상무) 등도 현역에서 물러났다.
한편 10년을 넘은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에서도 원년 멤버인 1세대들이 대거은퇴, 지도자로 변신하고있다. 프로야구의 경우 타격의 달인이라는 장효조(37·유격수의 대명사 김재박(39), 김용철(37), 김종모(36) 등은 각각 롯데·태평양·삼성·해태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구단축과 계약 조건을 협의중이다. 프로 축구의 경우 프랑스 2부 리그팀에서 선수로 활약하면서 지도자를 꿈꾸고 있는 최순호를 비롯, 박경훈(포철), 이태호(대우) 등도 소속팀의 트레이너로 새로운 길을 걷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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