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후보 부인 윤장순여사(대선후보 내조24시: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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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 후보 유세때면 어디든 동행/남편은 소신 강한 외유내강형/활발한 사회활동… 교육 큰 관심
「탈대로 다 타시오. 아낌없이,남김없이­.」
새한국당 이종찬후보 부인 윤장순여사(55)는 최근 남편에게 주는 글 형식으로 펴낸 저서 『탈대로 다 타시오』에서 이렇게 격려하고 고무한다. 『우리 이종찬후보는 영화와 소설을 좋아하고,오페라·아리아며 윤수일의 「아파트」를 아주 잘 부르고,연애편지를 무지무지 잘 씁니다. 늘 온화하고 미소지은 표정때문에 그 험한 정치를 하기엔 너무 약하지 않느냐고도 하지만,사실은 소신있고 심지굳은 사람,말그대로 외유내강의 따뜻한 정치인이지요.』
「한국 정치1번지」로 소문난 종로구를 중심으로 10년 넘게 선거운동을 해온 솜씨탓인지 남편을 「우리 이종찬후보」라 부르는 윤 여사의 호칭이 놀랍도록 자연스럽다.
여성문제로 시비걸릴 것 없으니 그 어느 후보보다 가정적으로 깨끗하고,조부 이회영선생이 독립운동하던 중국 상해에서 태어나 국민학교때부터는 서울에서 자란만큼 지역감정 해소에도 유리하니 젊고 건강한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어느 모로 보든 가장 바람직한 세대교체라는 주장이다.
『대통령부인이 될 생각은 아직 구체적으로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이종찬후보의 포부와 신념을 믿는 국민들의 성원으로 그런 중책을 맡게된다면 교육문제,특히 일하는 어머니들도 마음놓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유아교육시설과 우리 어린이들이 「가고싶은 학교」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지난 81년 제11대 국회의원선거에 이 후보가 출마한다는 소식을 듣자 몸져 눕기까지 했던 윤 여사는 『남편의 「한표」를 위해 어디라도 달려가게 된 걸 보면 아무래도 선거운동이 체질이 맞는 모양』이라며 활짝 웃는다.
이 후보 연설회가 열리는 지역 주변의 상가·시장이며 마을 골목골목을 샅샅이 훑는 「그림자 유세」로 유명한 윤 여사.
『언론의 공평한 보도만 기대할 수 있다면 아직 향방을 못잡은 상당수의 부동표를 잡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똑같은 기탁금을 냈는데도 1∼3번 후보만 집중보도하는 언론을 원망스러워한다.
이화여대 영문과출신으로 대한적십자사 봉사자문위원,여학사협회 재정위원,성폭력상담소 이사 등으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온 윤 여사의 호소력있는 연설솜씨는 정평이 나있는데,지난 6일에는 이 후보의 TV찬조연설에도 직접 나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서울 창신국민학교 4학년때 동급생으로 만난 이들 부부가 우정을 애정으로 이어 결혼에 성공,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서로가 서로의 분신처럼 어울려사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윤 여사가 『우리 집안의 정신적 지주』라며 늘 고마워하는 시어머니 조계진씨(96)는 대원군의 외손녀이자 고종의 생질녀. 조씨는 『너희 부부 모두 내게 둘도없이 귀한데,그 사람(이 후보) 마음을 편하게 하려면 우리 사이가 좋아야 한다』며 행여 아들·며느리 사에 갈등이 생기면,며느리를 거드는 바람에 소위 고부갈등이란 걸 모르고 살았다고 윤 여사는 사뭇 자랑스러워한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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