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여생”에 “서산 이라더니”(12·18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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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청중 몰리자 “성남은 역시 민주아성”/3당 클린턴 당선 해석 싸잡아 비난
○“양김대결은 필연” 주장
○…민자당 김종필대표최고위원은 1일 전남 광양·승주·곡성·화순·영광 등 전남 5개지역을 순방하며 지구당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30년동안 이 나라의 성장을 이룩하고,민주화로 접어들도록 한 인재들이 민자당에 다 모여 있다』며 『국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책임있게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는 김영삼후보를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
김 최고위원은 광양군·동광양시,승주,구례·곡성,영광지구당의 「신한국 건설당직자 결의대회」와 화순군 화순읍 군민회관에서 열린 민자당 전남지역 「여성홍보위원 전체회의」에 참석,『이번 대통령선거는 그 원인과 과정을 생각해 볼 때 양김씨가 정정당당하게 겨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연』이라며 『나머지 여섯 후보는 아예 생각해 볼 필요도 없다』고 역설. 김 최고위원은 특히 국민당 정주영후보를 겨냥,미국 대통령선거를 예로 들며 『국회의석수가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당에서 대통령이 나온다면 나라가 오히려 시끄럽게 될 것』이라며 『4백만 당원 한 사람당 세사람의 유권자를 설득한다면 이번 선거는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화순>
○유세시작 전부터 북적
○…1일 오후 5시부터 경기도 성남시 성남국교에서 열린 김대중 민주당후보의 유세장에는 평일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중들이 몰려들어 수도권내에서도 최대의 아성임을 다시 한번 입증.
특히 다른 후보나 연설원들의 유세때는 동원된 듯한 청중들이 일시에 몰려들었다가 유세가 끝나기도 전에 빠져나가곤 했으나 이날은 유세시작 1시간전부터 몰려든 청중들이 유세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거의 자리를 뜨지 않아 대조.
김 후보도 이같은 뜨거운 열기를 감지한 듯 『71년 대선 무렵 서울에서 어렵게 살던 사람들을 성남에 짐짝처럼 부려놓아 발생한 광주대단지사건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서러운 역사를 가진 성남시민들이 희망속에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을 펼 수 있도록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성남>
○주차장유세 시민반발
○…민주당 전북도지부가 2일 오전 10시부터 전주시청앞 광장에서 이기택공동대표 등이 참석하는 김대중후보 지원유세를 하면서 1일 저녁부터 당원들을 동원,평소 일반 시민들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시청앞 광장에 「김 후보의 지원유세로 차량주차를 금지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이고 주차를 금지시켰다.
그러자 시민들은 『역전광장 등 다른 유세장소가 많은데도 굳이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면서까지 시청앞 광장을 택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평.<전주>
○타당관계자 대거 참석
○…1일 제주유세에 나선 국민당 정주영후보는 『말년에 제주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으니 제주도민들이 받아주기 바란다』며 『그동안에 제주도민을 위해 큰 일을 많이 하겠다』고 다짐.
그러자 청중들사이에서는 정 후보가 최근 『일선에서 은퇴하면 서산 농장에서 농사를 짓겠다』고 여러차례 말해 온 사실이 있음을 상기하면서 이는 득표를 위한 말장난이라고 입방아. 정 후보는 또 『제주에 꼭 필요한 전문대학을 반드시 세우겠다』고 공약해 청중들을 어리둥절케 했는데 이는 제주에 이미 전문대학이 2개나 있고 2개가 더 문교부 승인으로 개교를 서두르고 있는 중이기 때문.
한편 이날 오후 1시 제주시종합경기장 광장에서 열린 정 후보 연설회에는 민자·민주 등 다른 당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제주>
○타후보 이름풀이 비방
○…1일 오후 3시부터 부산사직운동장옆 광장에서 열린 국민당 동래갑·을,금정구 지구당의 후보지원 연설회에는 6명의 찬조연설자들이 나와 모두 정책공약보다는 양 김씨 비난과 정 후보 찬양으로 일관.
박창종위원장(금정)은 등단하자마자 정다운스님의 『정감록』을 치켜 들고 『이책엔 김씨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고 정씨성을 가진 사람이 나라를 구한다고 쓰여 있다』며 정 후보의 당선을 호언하고는 김영삼후보는 『김빠진 맥주에 영원한 3등』,김대중후보는 『김삿갓 신세에 대선에는 중간』,정 후보는 『정정당당한 주인의 영도자』라며 아전인수식으로 이름을 풀이.
이어 등단한 정몽준의원은 『김영삼후보는 흰머리를 매일 염색한다』면서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이 되느냐』고 비아냥거린뒤 『민주당의 심벌인 토끼와 거북은 국민당 호랑이의 밥이고,호랑이와 민자당의 곰이 싸우면 호랑이가 이긴다』며 승리를 장담.<부산>
○“자주적 정부 세우겠다”
○…무소속 백기완후보는 1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오산역광장에서 유세를 갖고 『김영삼씨는 6공과 결탁하고 김대중씨는 전두환·노태우씨를 국가원로회에 모시겠다고 했으며,정주영씨는 5공과 6공에서 돈을 벌었기 때문에 6공화국을 청산하겠다고 한 후보는 하나도 없다』며 3당 후보를 싸잡아 비난한 뒤 6공의 청산을 공약.
백 후보는 이어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당선자를 다른 후보들이 아전인수격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것을 빗대 『김대중후보는 클린턴에게 축하사절단을 보낸데 대한 답례사절단이 온다고 선전하고 있으며,김영삼·정주영후보는 환영한다는 뜻을 각각 보내 사대적 정치를 하고 있음을 스스로 폭로했다』면서 『클린턴정부와 맞설 수 있는 자주적인 정부를 세우겠다』고 주장.<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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