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올림픽」 선수 “이중고”/「88」끝난뒤 후원 사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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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훈련장·시설조차 없어/10개 종목 65명 열악한 환경속 “맹훈”
올림픽에 이어 내달 3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제9회 장애인올림픽(패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들이 올림픽출전 선수들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사회의 무관심속에 눈물겨운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
육상·역도 등 모두 10개 종목에 출전하는 65명의 선수들은 6월30일부터 서울 구의동 정립회관·한국보훈병원·한국체육대학 등 세곳에 나뉘어 마지막 정리훈련을 하고 있으나 훈련장소가 마땅치 않아 건물옥상에 텐트를 치고 연습하는가 하면 실전에 맞는 전용시설이 없어 이리저리 오가며 귀중한 시간을 다 빼앗기는 등 고초를 겪고 있다.
◇합숙시설=38명이 합숙훈련중인 정립회관의 경우 회관내 정립전자 5층 기숙사를 빌려 역도·사이클 등 6종목 선수들이 더부살이로 생활하고 있고 사격선수 4명은 체육관 3층 선수임시대기실에서 잠을 자고 있는 실정.
더구나 5∼6명이 함께 자는 5평 남짓한 기숙사의 기본시설은 간이매트리스와 옷장 1개뿐이고 냉장고는 선수들이 경기력향상비 등을 모아 들연놨다.
전화도 설치안돼 통화하려면 5층을 오르내려야 하고 세탁기는 1대만 배정된데다 전용 샤워시설도 없어 훈련후 빨래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25명이 훈련중인 보훈병원,2명이 있는 한체대도 이곳보다는 다소 낫지만 상황이 마찬가지.
시각장애자인 육상선수 정모씨(24)는 『국제선수권 대회는 1년에 한번꼴로 열리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떠돌이 생활을 하며 푸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밖에서 회사생활을 할때보다 더 우울하고 재활의지가 꺾인다』고 말했다.
훈련시설도 부족해 사격의 경우 실외에서 경기를 치르지만 환기가 제대로 안되는 지하에서 훈련중이고 종목도 10,25,50m 세가지이지만 10m 시설밖에 없다.
◇예산·관심부족=장애인 올림픽 출전을 주관하는 한국장애인복지체육회가 당국의 지원을 받아 배정한 예산액은 코치 12명을 포함,모두 1백78억원으로 훈련기구 구입,급식,피복비 등에 대부분 충당되고 일반선수들보다 더 절실한 문화비 1백60만원,후생비로는 1백만원밖에 배정하지 못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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