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생포 각국 반응] 영국 "이라크 안정화 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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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에 대해 대부분의 국가는 환영했지만 이라크가 곧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일단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체포를 "국제사회의 큰 승리"(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라며 환영했다. 또 자위대 파견에 대해 부정적인 국내 여론이 이번 후세인 체포를 계기로 호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테러 위협에 대해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9일 자위대 파견 결정 이후 여론이 크게 악화돼 있는 만큼 이번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 이후 일본 내 여론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가 15일 "이라크가 안정과 재건을 향해 나아가고 치안도 호전되는 하나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표시하면서도 "향후 현지 추이를 주의깊게 관찰할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청 장관도 "후세인이 체포됐다고 해서 이라크에서의 테러 위협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앞으로 이라크의 치안 상황을 주의깊게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전에 반대했던 러시아는 후세인 체포와 관련,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칠레의 산티아고를 방문 중인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은 14일 "후세인 체포가 이라크의 안전을 강화하고 유엔의 활발한 참여 속에 이 나라의 정치적 안정화 과정을 촉진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후세인의 운명은 이라크 국민 스스로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력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15일자에서 "체첸 반군 지도자 조하르 두다예프를 제거한 뒤 반군들이 오히려 더 과격하고 잔인하게 저항한 사례에서 보듯 후세인의 체포도 미군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집권당인 노동당과 야당인 보수당 모두가 이라크전에 찬성했던 영국에선 양당 모두 후세인 체포를 환영했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후세인 지지층이던 수니파와 후세인 시절 집권당인 바트당의 관계자들에게 "모든 일을 과거지사로 돌릴 수 있다"며 새 이라크 건설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보수당의 마이클 하워드 당수도 "후세인을 추적하고 체포하기 위해 노력한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 "그의 체포를 계기로 이라크에 진정한 평화가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모스크바.런던=김현기.유철종.오병상 특파원
사진=티크리트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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