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출혈열 환자 보사부 발표의 10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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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86∼90년에 발생한 우리 나라 유행성 출혈열 환자수가 보사부발표보다 10배 이상이나 많은 것으로 밝혀져 당국의 신뢰성 없는 통계처리 및 법원에 대한 관리감독부실, 일선법원들의 신고의무 유기 등 법정전염병 관리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의대 신장내과 이정상 교수는18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9차 아시아신장학회에서 「한국에서의 최근 5년간 유행성출혈열 역학조사」결과를 발표, 『86∼90년의 환자발생 수를 조사한 결과 기존의 알려진 숫자인 3백29명보다 10배 이상인 3전3백7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팀은 전국 1백67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발생지역별로 보면 농촌이 도시보다 6배, 남자가 여자보다 2배정도발생률이 높았다.
또 우리 나라 최초의 환자발생 지역이며 발병률이 높은 철원지역주민 7백65명을 대상으로 샘플조사(91년9월)한 결과 성인의 항체 보유율은 13·2%나 됐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 80대에서는 33%의 양성률을 나타냈다.
이교수가 발표한 유행성 출혈열 환자의 연도별 발생현황은 ▲86년 7백73명 ▲87년 7백45명 ▲88년 5백52명 ▲89년 5백77명 ▲90년 7백28명이었으나 보사부 통계에는 86∼90년에 각각 52, 58, 55, 58, 1백6명으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전국의 종합병원은 조사대상1백67개소보다 훨씬 많은2백24개소며 병·의원급까지 감안하면 실제 유행성 출혈열 환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탄바이러스에 의한 급성열성질환인 유행성 출혈열은 말라리아·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와 함께 세계3대 감염성 질환으로 치사율이 7%이상 되는 법정 전염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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