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돌보며 틈틈이 시작에 힘썼죠"-24대 신사임당 상에 뽑힌 시조시인 이일향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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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침선여사」는 신사임당의 생활지침이었습니다. 글·그림 솜씨에 일가를 이루었던 사임당임에도 불구하고 침선, 즉 바느질을 우선시 했다는 것은 곧「가정이 첫째」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도 사임당의 뜻을 좇아 집안을 잘 돌보고 남는 시간에 문학에 전념토록 하겠습니다』대한주부 클럽연합회가 제정한 제24대 신사임당 상에 추대된 이일향씨(62·서울 사직동 262의 25). 중앙일보시조대상 신인상(89년)·윤동주 문학상 우수상(91년)등을 수상한 「뿌리 내린 시조시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는『모든 일에 가정이 위주』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가 이번에 신사임당 상으로 추대된 것은 슬하의 2남3녀를 훌륭히 키워냈을 뿐 아니라 취암장학재단 등을 통해 사회봉사에 앞장서 왔으며 자신의 문학적 자질도 쉼 없이 발전시켜온 노력 때문.
사조산업 창업주 주인룡씨(79년 작고)와 20세에 결혼한 이씨는 장남(진우·사조산업사장)이 유치원에 들어가자 효성여대 국문과에 진학하기도 했던 학구파. 결국 다섯 자녀의 뒷바라지를 감당키 어려워 도중하차 해야했던「문학」에의 꿈은 남편 별세 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어졌다.
취암 장학재단도 남편장례식 부의금을 기금으로 79년 설립한 것. 지금까지 매년 1백5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자신을 대하기는 서릿발처럼 엄격하게 하고,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라」는 것이 그의 가정의 가훈. 슬하의 자녀들에게도 늘『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야한다』는 것을 교육시켜왔다.
원로시인 이설주씨(85)의 딸이기도 한 그는『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냈던 친정어머니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씨의 사임당상 추대식은 17일 오후2시 경복궁에서 열린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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