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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인천 아시안게임, 아시아 화합 한마당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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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인천시가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확정됐다. 지난달 대구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권을 따낸 지 20여 일 만에 또다시 날아든 낭보다. 경쟁도시 뉴델리가 "2014년 아시안게임은 뉴델리에서, 겨울올림픽은 평창에서"라는 논리에다 파격적인 물량 공세까지 펴는 가운데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 내친김에 7월에는 평창이 2014년 겨울올림픽을, 11월에는 여수가 2012년 국제박람회를 속속 유치하길 희망한다.

우리는 이미 여름올림픽과 월드컵 축구대회를 치른 나라다. 두 대회와 함께 국제 스포츠행사의 '빅3'로 꼽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인천 아시안게임보다 3년 앞선 2011년 대구에서 열린다. 경기력 수준만 본다면 아시안게임은 이들 대회에 못 미치는 게 엄연한 사실이다. 따라서 인천 대회는 40억 아시아인의 우정과 화합에 주안점을 두고 치러야 한다. 지난 세 차례 대회에서 중국에 이어 메달 순위 연속 2위를 차지한 우리가 개최국의 이점을 틈타 메달 수 늘리기에만 급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스포츠 정신에 맡기면 된다. 그런 점에서 인천시가 아시아권 스포츠 약소국들을 지원하는 내용의 '비전 2014' 계획을 공약한 것은 적절했다.

대회 자체는 아시아인의 화합 한마당으로 꾸미되, 돈 문제만큼은 빈틈없어야 한다. 새 경기 시설은 반드시 대회 후 활용도를 염두에 두고 지어야 한다. 안 그래도 우리는 '비전 2014'에 드는 190억원 외에 모든 참가국의 항공료.숙박비 2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하겠다고 약속해 놓은 상태다. 중계권료.광고.입장권 수입 등 모든 면에서 철저해야 흑자대회가 가능하다.

부산이 2002년 아시안게임을 무난히 치른 데 이어 인천도 대회 유치에 성공한 것은 우리 국력,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이 눈부시게 신장했다는 증거다. 1인당 국민소득 169달러에 불과하던 시절, 어렵게 유치한 1970년 아시안게임을 경제사정 때문에 눈물 머금고 반납했던 일을 상기하면 감회가 새롭다. 인천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