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극 등 화제작 공연 새봄 연극무대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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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보기 힘든 영국정통 셰익스피어극 내한공연과 국내 초연 화제작 등이 잇따라 연극팬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19일부터 22일까지 KBS홀에서 열리는 영국 셰익스피어극단(ESC:English Shakespeare Cmpany)의 내한공연은 세계정상급 셰익스피어극을 볼 수 있는 기회다. KBS창립기념으로 초청 공연하는 ESC는 셰익스피어 극을 순회공연하기 위해 1986년에 만들어진 전문극단으로 세계순회공연 중 내한한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적 비극 『맥베스』(19, 20일 오후 7시30분)와 희극 『12야』(21, 22일 오후 7시30분)를 국내 팬들에게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작품성은 극단의 명성뿐만 아니라 연출·연기자들의 명성에서도 확인된다.『맥베스』를 연출할 마이클 보그다노프씨는 셰익스피어 연출의 1인자로 통하는 명연출가며, 『멕베스』의 타이틀롤과 『12야』의 연출을 맡은 마이크 페닝턴씨 역시 셰익스피어극의 대표적 명배우로 연출재능까지 겸하고 있다.
이들의 공연은 영국전통의 깊이에 적절히 가미된 현대적 해석, 마녀와 유령·악몽 등으로 이어지는 음습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환상적 무대메커니즘 등으로 매우 대중적인 인기까지 모으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국내팬들을 위해 한글자막을 별도로 설치한다. (781)3167.
국내극단의 공연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되고있는 작품은 배우들의 모임 「한국연극배우협회」가 23일부터 문예회관에서 공연할 신파극 『신 장한몽』(31일까지 매일 오후 4,·7시)이다.
지난해 『출세기』란 공연을 올려 화제를 모았던 배우협회가 최고령 원로배우인 고설봉씨의 팔순을 축하하는 뜻에서 다시 힘을 모아 준비중이다. 극작가 차범석씨가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신파극대본을 새로 썼으며, 중견연출가 김상렬씨가 연출을 맡았다.
『신 장한몽』은 일제하인 1913년 공연돼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장한몽』(「이수일과 심순애」로 더 많이 알려진 작품)을 새롭게 재창작하면서 『홍도야 울지마라』까지 곁들인 내용이다.
이 작품은 신파극의 현대적 재현이라는 성격뿐만 아니라 배우협회에서 힘을 모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협회차원의 공연인 만큼 유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화려하게 무대를 장식한다. 타이틀롤인 홍도역은 최근연극계에서 새로운 스타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방은진씨가 맡았으며, 남자주인공은 연극배우출신 탤런트 정동환씨가 연기한다. 이밖에 강부자·이호재씨가 홍도의 부모로, 송승환·기주봉씨가 오빠와 남동생으로 출연한다. (764)5087.
또 다른 화제작은 20일부터 시작될 윤석화의 모노드라마 『딸에게 보내는 편지』다(4월26일까지 화·수·목 오후 7시30분, 금·토·일 오후 3시30분·7시30분 산울림극장).
이 작품이 화제인 것은 이미 지난 89년 같은 산울림극장에서 윤석화가 보여준 모노드라마『목소리』의 인기 때문이다. 그녀는 『목소리』에서 모노드라마의 장점을 충분히 이용, 자신만의 독특한 분위기·매력을 한껏 발휘해 대성공을 거두었었다. 새로운 모노드라마에서 또 다시 윤석화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기대다.
더욱이 『딸에게…』는 『목소리』에는 없었던 매력이 추가된다. 「노래할 수 있는 여배우를 위한 노래가 있는 다섯 대목의 연극」이란 부제가 말해주듯 『딸에게…』에는 5곡의 노래가 나온다. 여가수인 주인공이 어린 딸에게 여자로서 알아야할 얘기를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경험과 함께 들려주는 줄거리인데 중간 중간 노래를 들려준다. <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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