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안면홍조의 주적?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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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이 2만불을 바라보면서 우리 사회 전반에 와인붐이 일고 있다. 이러한 와인붐은 소주, 폭탄주로 일컬어지던 남자들만의 “취할 때까지 마신다”던 술자리 문화를 바꾸고 대화 위주의 웰빙문화로 바꾸는 데 혁혁한 일조를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와인붐에는 평소 프랑스에서 연구비를 지원하여 와인이 심장에 좋다, 하루 한잔의 와인은 장수하게 한다면서 은연중에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심어 주었던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렇지만 피부에도 좋은 효과만을 가져올까?

피부병 중에 주사(酒事)란 것이 있다. 직역하면 술 먹고 생긴 일 정도가 되고 술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지만 꼭 술만이 아니라 매운 음식도 원인이 되고 사우나, 찜질방 같은 고온에 오래 노출되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된다. 이러한 원인들로 인하여 얼굴의 혈관이 확장되어 붉어진 상태를 안면홍조라고 하는데 주사는 이런 안면홍조가 오랫동안 지속되다가 종국에는 원래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늘 혈관이 확장되고 염증이 동반된 상태가 된 것을 주사라고 한다. 남자에게서는 심하면 딸기코(주사비)가 되기도 한다.

술 중에서는 레드와인이 주사의 가장 큰 이유라는 사실을 아는가? 미국주사협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레드와인에 의해 주사가 유발되고 악화된다는 사람이 76%에 달했는데 비해서 화이트와인은 56%였고 맥주는 41%, 위스키는 의외로 적어서 21%에 불과하였다. 프랑스의 보르도나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 등지에 있는 와이너리를 방문해 보면 와인메이커들이 죄다 딸기코인 것을 볼 수 있는데 역시 오랫동안 와인을 마셔온 탓에 생긴 주사비일 것이다.

와인 중에서도 하필이면 레드와인이 화이트와인보다 더 문제가 되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으나 탄닌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탄닌은 포도껍질과 씨에 많이 들어있고 떫은맛을 내는데 화이트와인은 이러한 껍질과 씨를 제거했기에 탄닌이 레드와인보다 적다. 물론 와인 속에 들어있는 알코올성분이 혈관을 확장시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탄닌이 우리 체내의 세로토닌 레벨에 영향을 주게 되고 세로토닌 레벨이 떨어지면 혈관이 확장된다는 가설이 있다. 이러한 연유로 특히 와인을 마시고 난 후에 두통을 느끼는 빈도가 다른 술에 비해서 흔한 것이다.

안면홍조와 주사의 치료는 일단 원인이 되는 것들을 피하는 것이다. 특히 술과 사우나, 매운 음식은 3가지 주적으로써 이들만 피해도 원인의 대부분은 제거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레드와인과 치즈의 조합은 가장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을 사용하는 음식을 조리할 때 입안에 얼음을 물고 하라는 조언도 있다. 예방을 하더라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으며 기왕 생긴 안면홍조와 주사는 현대의학의 힘을 빌리면 힘들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

먼저 미노싸이클린이란 항생제는 모세혈관이 새로 생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많이 사용되며 메트로니다졸 연고도 염증을 줄여주며 주사를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어 널리 사용된다. 최근에는 IPL이라는 치료방법이 있어서 2,3차례 반복해주면 얼굴에 있는 혈관 주위의 콜라겐을 재생시켜 혈관을 축소시키고 안면홍조와 모세혈관확장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특히 루메니스원 IPL은 OPT방식으로 안전하고 7개의 컷오프 필터로 보다 정교한 시술이 가능하여 인기를 모으고 있다. 와인도 너무 즐기면 이처럼 안면홍조와 주사로 고생할 수 있으니 적당히 즐길 일이다.

도움말:지미안피부과 원장 김경호 (www.jimianclinic.com 02-543-2332)
[사진제공=지미안 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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