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나눔장터 1만8000명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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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목동 양화초등학교 학생들이 뚝섬 나눔장터의 어린이 장돌뱅이 코너에서 재활용 신발·장난감을 팔고 있다. [김상선 기자]

"동화책을 사세요. 한 권에 500원입니다. 예쁜 선글라스가 단돈 1000원…."

24일 낮 12시. 서울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 광장.

서울 강서구 신정여중 1학년 이다운.김미리(13)양이 좌판을 펼쳐 놓고 손님들을 부르느라 한창이다. 친구 박소희(강서구 화원중 1년)양도 헌 옷가지와 장난감 등을 정리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이들은 오전 11시쯤 장터에 나와 동화책과 신발, 헌 옷가지 등 50여 점을 보기 좋게 진열해 놓고 손님을 기다렸다. 이 중 이양과 박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다섯 차례나 나눔장터에 참가한 '베테랑 장꾼'이다.

이양은 "좌판을 펼친 지 30분 만에 8000원어치나 팔았다"며 "수입 중 일부를 어려운 사람을 위해 기부하고 나머지는 저축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아름다운 가게가 운영하는 '2007 뚝섬 아름다운 나눔장터'의 첫 장이 24일 섰다. 나눔장터는 시민들이 안 쓰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사고팔며 수익의 일부를 불우이웃에게 기부하는 벼룩시장이다. 중앙일보와 SBS가 주관하고 케이블 방송 투니버스가 협찬한다.

이날은 오전에 비가 흩뿌리는 등 쌀쌀한 날씨에도 300여 명의 봉사자들이 좌판을 펼쳤다. 장터를 찾은 시민만 1만8000여 명에 달했다. 이들은 장터를 둘러보고 필요한 물품을 사면서 '재활용과 나눔의 기쁨'을 함께했다.

서울시는 본청 산하 38개 실.국에서 기증한 1t 분량의 재활용품을 장터에 내놓았다. 김흥권 행정1부시장은 "올해로 4년째를 맞는 뚝섬 아름다운 장터를 통해 시민들이 나눔의 행복과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장터에는 가족 단위로 참가한 시민이 많았다. 딸 은정(인천 만월초 6년)의 동시집을 가져온 주열아(주부)씨는 "딸아이가 이번 행사를 통해 나눔이라는 따뜻한 마음을 배우길 바란다"며 웃었다.

한국어린이요델합창단 등 단체 참가자들은 장터에서 물건을 파는 틈틈이 축하 공연을 하며 끼와 재능을 뽐냈다.

이날 첫 장을 연 뚝섬 아름다운 나눔장터는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열린다.

나눔장터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이는 미리 인터넷(www.flea1004.com)에서 신청하거나, 당일 오전 11시30분까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다. 참가비는 없으나 판매 수익금의 10%를 기부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

이수기 기자<retalia@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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