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광명에서 서울지역 아파트로 옮기려 목돈 만들고 싶은데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Q: 맞벌이 신혼부부입니다. 요즘 흔히 가입한다는 펀드나 보험도 없고 오로지 저축만 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집이 있긴 합니다만 서울에 30평형대 아파트를 사고 싶습니다. 지금 자산 규모에 적합한 효율적인 투자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A: 박씨는 경기도 광명에 사는 결혼한 지 1년 된 맞벌이 부부다. 지금까지는 결혼 때 구입한 조그만 보금자리도 있고 맞벌이로 벌어들이는 소득 또한 높은 수준이어서 큰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아이가 생겨 지출이 늘고 저축 여력은 줄어들고 있다. 부부의 직장과 향후 자녀 교육 여건을 생각해 서울 영등포구나 양천구의 30평형대 아파트를 구입하고 싶어한다. 또 앞으로는 수익성을 우선으로 자산을 운영하고 싶다며 투자 방법을 물어 왔다.

# 서울 집 구입은 여유 가지고 준비

박씨 부부의 직장이나 주거환경을 고려하면 지금의 집이 그리 나빠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장래 투자가치와 자녀 교육 등 때문에 미리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박씨는 아직 여유자산이 많지 않다. 자녀의 나이도 어려 지금 급하게 서둘러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양천구 목동의 30평형대 아파트는 10억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판 돈과 대출을 감안해도 최소한 6억원 이상의 여유자금은 있어야 가능하다. 차선으로 생각하는 영등포구 당산동은 오히려 조금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2억원 정도를 목표로 주택 구입 자금을 준비하면 될 듯하다. 하지만 이 또한 모든 여유자산과 소득을 주택 구입 자금만을 목표로 운용한다면 향후 다른 재무 목표 달성을 위한 준비에 소홀하게 돼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여유자산의 일정 부분을 나눠 운용하되 지금부터 체계적인 계획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

# 보다 적극적인 투자 필요

지금까지 박씨는 정기예금과 적금 등 확정금리 상품에만 의존해 왔다. 확정금리 상품이 안전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준다는 것은 이미 옛날 얘기다. 이제는 물가상승률보다 금리가 낮은 시대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산이 줄어드는 불안전한 상품이 됐다.

따라서 자산 증식을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투자상품을 활용해야 한다. 단 비전문가인 개인이 직접 투자를 하는 것보다 금융기관의 전문가가 대신 투자 운용을 해 주는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를 활용하길 권한다. 박씨 부부는 아직 젊다. 다양한 펀드 상품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산 운용을 할 필요가 있다. 현재 CMA에 있는 1550만원과 매달 여윳돈 중 100만원을 국내 성장형 펀드에 30%, 해외 성장형 펀드에 30%, 그리고 변동성이 작으면서 장기적인 기대수익이 높은 섹터펀드에 40%씩 넣도록 하자.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다소 변동성이 있는 상황이지만 단기적인 변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 성장성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 또 적립식 펀드의 경우 매달 분할 매수하기 때문에 변동성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 노후 준비는 빠를수록 좋아

노후 준비는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은퇴 뒤엔 소득 없는 기간이 길고 돈 쓸 곳은 많아진다. 장기간 준비해야만 그때그때 불입되는 적립액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박씨 부부는 수익률 3%에 불과한 연금신탁 외에 별다른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 현재 월 10만원씩 불입 중인 연금신탁을 증권사의 연금저축 펀드로 옮기자. 적립식 펀드 형태인 데다 기간이 10년 장기라 보다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지금 붓고 있는 적금이 만기가 되면 월 연금저축 적립금을 25만원으로 늘리자. 이 상품은 연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인 명의의 연금저축 펀드도 새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노후 준비도 되지만 맞벌이 부부인 만큼 연말정산의 소득공제 때도 유리하다. 또 박씨 부부의 경우 둘 다 보장성 보험이 없다. 지금이라도 보장 규모와 소득을 감안해 적정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 지출 줄이고 저축 여력 늘려라

박씨 부부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비해 소득 규모는 작지 않다. 그러나 맞벌이에 따른 육아비가 있어 지출 규모가 커 보인다. 이 부분을 줄일 수는 없겠지만 다른 생활비와 용돈 등도 적지 않으므로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아파트 구입 자금과 노후 준비, 앞으로 점점 늘게 될 자녀 양육.교육비 등을 감안하면 아이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저축률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

지금부터 짧게는 7년, 길게는 10년 정도가 자산을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간이 될 것이다. 이 기간에 새 아파트 구입 등 재무 목표를 위한 자산 형성의 기초를 마련해 놓지 못한다면 이후에는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리=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