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가지고 있는 아파트 두 채 가격이 안 올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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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Q : 직장에 다니는 30대 가장입니다. 아파트값이 뛴다는 데 제가 갖고 있는 아파트는 값이 자꾸만 떨어져 고민입니다. 대출 이자는 계속 오르는데 말이죠.

게다가 내년 입주 예정인 아파트 분양권도 있어 어떻게 할지 고민입니다. 둘 중 한 채는 정리하고 그 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싶은데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A : 결혼 3년차에 자녀 한 명을 둔 조모(34)씨 부부는 부동산 투자에 '올인'하느라 노후설계나 자녀 학자금에 대한 준비는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살고 있는 서울 화곡동 아파트는 뉴타운 지정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오히려 값이 떨어졌고 프리미엄을 주고 산 인천 재개발 아파트 분양권 역시 입주 후 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 걱정이다. 아파트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또 한 채를 처분한다면 적절한 투자방법이 무엇인지 문의해 왔다.

# 재건축 입주 후 기존 아파트는 팔아라

조씨 부부는 화곡동의 32평 아파트와 인천 간석동의 30평대 아파트 분양권을 갖고 있다. 화곡동 아파트는 5월이면 양도세 비과세 요건(3년 보유 2년 이상 거주)이 된다. 내년 8월 입주 예정인 간석동 아파트 분양권은 이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없다.

두 아파트 모두 재테크 수단으로서는 별로 좋지 않다. 화곡동 아파트는 뉴타운 지정에서 제외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준공된 지 4년 된 새 아파트지만 50세대 규모의 '나홀로 아파트'라 향후 시세 차익을 올릴 가능성이 작다. 아파트 분양권 역시 현재 가격이 약세다. 그렇다고 값이 오를 때까지 무작정 아파트와 분양권 모두를 갖고 있을 수도 없다. 1세대 2주택 양도세 중과에 보유세 부담도 있기 때문이다.

두 곳 모두 당분간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없다면 대출이자 상환 부담을 고려해 한 채는 매각하는 게 바람직하다. 화곡동 아파트는 비슷한 평형에 비해 가격이 낮고 앞으로 오를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직장 위치나 주거환경을 고려하면 간석동 아파트에 입주하는 게 낫다.

내년 8월 간석동 아파트에 입주한 뒤 사용승인일을 기준으로 1년 내에 화곡동 소재 아파트를 팔아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를 받는 게 유리하다. 그리고 매각 자금으로는 대출금을 빨리 갚아야 한다.

# 보험 리모델링을 서둘러라

조씨 부부의 보험은 매우 비효율적으로 짜여 있다. 보험 리모델링이 절실하다. 남편이 가입한 화재보험은 남편 나이 42세까지만 보장된다. 아내의 화재보험 역시 34세까지만 보장된다. 두 상품 모두 특약 내용과 관계없이 보장기간이 너무 짧아 부적절하다. 아내의 암보험은 보장기간이 80세로 긴 편이지만 보장 금액이 적어 아쉽다. 자녀가 가입한 어린이 보험은 화재보험 상품 두 개와 생명보험 상품 한 개로 너무 많다. 화재보험 상품은 중복해 가입할 필요가 없는 상품이기 때문에 어린이 보험도 조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가족의 화재보험을 모두 해지한 뒤 부부가 종신보험에 새롭게 가입할 것을 권한다. 남편은 기본 보장 3000만원에 건강 특약을 최대한 추가하고 부인은 기본 보장 2000만원에 건강 특약을 최대한 추가하면 21만5000원의 보험료가 필요하다. 기존에 내던 화재보험료 10만6000원을 감안하면 추가로 10만9000원의 보험료가 드는 셈이다. 또 장기적인 노후 준비 목적으로 변액보험에 가입할 것도 권한다. 화재보험 해약환급금 210만원은 나중에 이사 준비자금으로 쓴다.

# 국내외 분산 다양한 투자를

조씨 부부의 금융상품 투자는 매달 10만원씩 내는 주식형 펀드가 전부다. 아무리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다 해도 30대 초반의 나이를 감안할 때 너무 적은 액수다. 투자 경험을 넓힌다는 생각으로 국내외로 분산해 다양한 투자를 하는 게 좋겠다.

현재 10만원씩 내던 적립식 펀드는 정리하고 보험 가입 후 남는 61만원을 합해 장기주택마련 펀드와 적립식 해외 펀드 등에 가입하자. 장기주택마련 펀드는 7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에 납입금액의 40%까지 소득공제도 가능하므로 30만원씩 납입하기로 한다. 나머지 41만원 중 절반은 국내 주식형 상품에, 나머지 절반은 전 세계 주식시장에 골고루 나누어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나 선진국시장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적립식으로 납입한다. 적립식 투자는 매월 꾸준히 투자하면 위험을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해외펀드의 경우 국내 운용사가 운용하는 해외투자펀드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 가급적 이런 상품을 고를 것을 권한다. 이렇게 해서 목돈이 마련되면 노후자금이나 다른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

정리=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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