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문제 해결 않은 올림픽 유치 무모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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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다수의 잘츠부르크 시민이 올림픽 유치를 찬성한다는 여론조사는 잘못된 것입니다."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플랫폼 올림피아 2014'를 이끌고 있는 엘리자벳 프로메거(39) 잘츠부르그 시의원은 시종 심각한 표정이었다. 그는 현지 실사를 위해 잘츠부르크를 찾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단을 만나 시민들의 유치 반대 여론을 전달했고, 그 자리에서 잘츠부르크가 올림픽을 유치해선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프로메거 의원은 유치에 따른 문제점을 여론화해 2005년에는 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당시 2만2352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약 61%인 1만3501명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16일(한국시간)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유치위에서는 시민 다수가 찬성한다고 발표했는데.

"주민들의 상당한 반대의견이 평가단에 제출한 보고서에 담겨 있지 않다. 유치위가 최근 여론이라며 내세우는 지난해 10월의 여론조사는 단 750명의 표본을 대상으로 한 결과라 대표성이 부족하다. 시와 시외곽 지역이 모두 잘츠부르크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어 시 주민들의 의견은 빠지고 찬성 여론이 많았던 주변 지역의 여론만 크게 반영됐다. 시민 찬성이 61%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주민들이 유치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잘츠부르크의 대표 상품은 모차르트와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잘츠부르크의 경쟁력은 스포츠가 아니라 문화와 음악이다. 유치에 따른 재정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림픽 유치를 통해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려고 하는 시도는 무모하다."

-IOC 평가단의 반응은.

"평가단은 보고서 내용 중 중요한 부분들이 사실과 다르거나 누락됐다는 지적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꼬치꼬치 내용을 확인하며 추가 질문을 해왔다. 놀라는 표정으로 봐서 우리가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잘츠부르크=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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