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하기 운동」 꼭 이어져야 한다(사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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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0분 더 일하기」와 「10% 절약운동」에 이어 경제 5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5대 더하기 운동」을 결의했다. 일,저축,절약,생산성,수출을 10% 더올리기 위한 운동이 정부 민간단체에서 일기 시작해서 이제 기업현장으로 파급되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이고 반가운 진전이라고 우리는 평가한다.
특히 이번 경제 5단체들이 결의한 「5대 더하기 운동」은 정부나 민간사회단체가 아닌 산업과 기업의 주체라 할 경제 단체들이 모여 결의하고 실천을 다짐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함과 동시에 향후의 귀추에 주목코자 한다.
이미 우리는 더 일하고 더 절약하며 생산성과 기술력의 제고만이 이 어려운 난국을 헤쳐가는 지름길임을 역설하고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재계가 결의한 5대 더하기 운동은 일반 사회단체가 벌이는 캠페인성 호소와는 달라야 한다고 본다. 단순한 구호나 결의로 끝날 일이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그 결과가 상품의 질과 수출이라는 가시적 결과로 나타나야 하는 현실의 당면 해결책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경제단체의 일 더하기 운동은 흔하고도 안일하게 벌이는 겉모양의 결의가 아니라 기업과 국가의 사활을 건 투쟁의 시작이라는 각오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또 이들 단체의 결의가 경영자들만의 의지로 끝나지 않고 산업현장 전체의 한결같은 운동으로 전개되기 위해선 근로자의 자발적이고도 자율에 따른 동참을 어떻게 유도하느냐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실현 가능한 방법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 상층부는 여전히 과소비에 흥청거리면서 근로자의 근면성과 절약만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자신은 무사안일에 안주하면서 근로자의 봉사만을 기대하는 것은 아닌지,자신은 사리사욕과 부의 세습에만 골몰하면서 근로자의 애국심만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여기에 대한 뼈아픈 반성과 변신의 모범이 기업가·경영자로부터 먼저 나와야 할 것이다. 이런 수범없이는 근로자의 동참을 결코 유도할 수 없음을 기업인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고 상응한 자기변신의 모습이 부단히 제기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을 더하고 절약을 더하면 근로자에게 어떤 이익이 생겨날 것이며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하리라 본다. 물가는 뛰는데 임금은 동결해야 한다,방한칸 구하기 아득한 형편인데도 참고 일해야 한다는 논리는 이젠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열심히 참고 일하면 집과 일터가 보장된다는 확신을 근로자에게 심어주는 기업이라야 산업현장은 열심히 일하자는 뜨거운 열기로 되살아 날 것이다. 재계의 일더하기 운동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면 일하는 풍토는 영원히 되살아날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가 차제에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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