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규 "「금」이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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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세계복싱 선수권>
【시드니 AP=본사특약】한국아마복싱의 샛별 박덕규(원광대)가 제6회 세계아마복싱선수권대회에서 세계최강으로 평가받는 쿠바의 아널드 메사를 꺾고 결승에 진출, 은메달을 확보했다.
박덕규는 20일 호주 시드니에서 벌어진 페더급 준결승에서 90월드컵챔피언인 메사에게 16-15 1점차의 판정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메사는 지난 87년부터 월드컵 챔피언 두차례를 비롯, 각종 국제대회에서 금메달만 31개를 따낸 세계적 강타자로 이번 대회 8강전에서도 88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독일의 안드레아스를 제압,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었다.
박덕규는 23일 오후 불가리아의 키르코르프와 정상대결을 벌인다.
박은 이날 1회전에서 소극적인 경기운영으로 2-1로 뒤졌으나 2회 들어 특유의 송곳 같은 원투스트레이트가 터지며 10-10 동점을 만들고 3회에서는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을 구사, 한차례의 파울을 얻어낸 끝에 1점차의 힘겨운 판정승을 이끌어냈다.
메사는 스트레틴 야부카닌 주심의 3회 파울선언이 납득할 수 없다며 강력한 항의를 펼치다 쿠바임원에 이끌려 가까스로 링을 떠났다.

<스트레이트·저돌적 공격 일품>
「은」확보 박덕규
한국아마복싱 경량급의 자존심을 세운 박덕규는 올해 만18세의 대학 (원광대) 신입생.
지난해 경북체고시절 속사포 같은 원투스트레이트와 쉴새없이 상대를 몰아붙이는 저돌적인 힘을 앞세워 90서울컵 국제복싱대회에서 밴텀급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로 선정돼 일약 「고교생돌풍」을 몰고 왔었다.
경북 감천중1년때인 지난 85년 처음 글러브를 낀 박은 어떤 자세에서도 주먹이 나오고 펀치의 파괴력 또한 엄청나 복싱인 들로부터 「제2의 문성길」이라는 찬사를 받았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90북경아시안게임 최종선발전에서 황경섭에게 불의의 일격을 받고 KO패, 북경 행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올해 원광대로 진학하며 한 체급 올려 페더급정상등정에 성공한 박은 1m65㎝로 키가 다소 작지만 현대표중 몸과 펀치가 가장 빠른 장점을 갖고있다.
발랄한 성격으로 대표팀에서도 인기를 독차지하고있는 박은 경북 예찬에서 농사짓는 박찬국(51)씨의 3남1녀중 차남이다.<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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