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직장] ② 한국산업은행, 평균 연봉 8540만원으로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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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한국산업은행은 금융의 겸업화·증권화 추세에 대응해 2011년까지는 국내 및 해외 목표 고객에 글로벌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시아의 리딩뱅크(Leading Bank)를 꿈꾸고 있다.

2005년 당기순이익이 1조1203억원에 달하는 이 거대 국책은행은 100% 정부출자 은행으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국내 금융기관 중 최고인 A플러스를 획득했다.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산은캐피탈·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한국인프라자산운용이 있으며 이들의 볼륨 역시 만만치 않은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김창록 산은 총재는 올해 금융권의 화두를 ‘토영삼굴’(兎營三窟)로 표현했다. 토끼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 개의 굴을 파놓는다는 뜻으로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표현한 말이다. “대형화·겸업화·국제화 등으로 금융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금융전쟁’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글로벌 금융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그의 승부수는 ‘퓨전’(fusion)이다.

산업은행의 사고와 행동을 증권과 자산운용 부문까지 총괄하는 퓨전형으로 진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대우증권과 산은캐피탈·산은자산운용 등 자회사와의 업무 연계를 강화해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를 구축, 해외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경쟁하겠다는 얘기다.

왜 신이 내린 직장인가

· 대졸 초임 3800만원
· 당기순이익 1조, 평균 연봉 1위
· 치밀하고 조직적인 교육시스템

산업은행은 대졸 신입 연봉이 3800만원이다. 주요 공공기관 가운데 산업은행·금융감독원·한국은행 등 금융 분야의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그중 산업은행의 평균 급여가 가장 높다. 2005년 기준 산업은행의 1인당 평균 급여는 연간 8540만원이었다.

급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시중은행에 비해 기업금융, 컨설팅, 기업구조조정 등의 부문에서 경력 많은 전문인력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 금감원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7540만원, 한국은행은 6970만원을 기록했다.

산업은행은 연봉도 연봉이지만 복리후생제도와 미래 성장성 등을 근거로 최고의 직장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국책은행이다.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방만한 경영이란 질책을 받자 산업은행은 2007년 임원 기본급을 동결하는 한편 임원 기본급의 10%를 공제해 사회에 기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경영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2010년까지 연봉제를 모든 직원으로 확대하고, 무주택 직원에게 전세자금을 지원하는 임차사택제도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간 ‘신이 내린 직장’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되던 산업은행이 사원복지의 축소를 골간으로 한 경영개선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신이 내린 직장’

그간 산업은행은 직원의 주거와 생활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다양하고도 파격적인 복지제도를 운영해 왔다. 무주택 직원을 대상으로 이자가 거의 없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해왔고, 원격지에서 근무하는 사원에게는 임차 사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입사 후 교육제도에 있어서도 치밀하고 조직적인 시스템을 유지해 왔다. 전문직무 역량 강화를 위한 직무 연수,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한 직위 연수, 자발적인 연수 기회 제공을 위한 자기계발 연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신입사원은 입사 후 4~6년간 모든 직무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기초역량을 배양하기 위한 필수 교육과정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그 이후 직무별로 구성된 연수 로드맵에 따라 그 분야의 전문역량을 단계적으로 습득하게 된다. 연수 로드맵은 은행 내부 과정과 전문기관 위탁 과정을 포함, 총 1064개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 회사 이래서 좋다

“꿈이 금융전문가라면 도전하라”

나는 산업은행 시화지점에서 여신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내가 맡고 있는 여신업무는 은행이 고객사에 금전 및 신용을 공여하는 거래를 총칭하는 것으로 대출, 투자 및 보증을 포괄한다.

여신업무 절차는 일반적으로 여신상담을 통한 고객사의 니즈 파악, 고객사의 재무구조 및 사업성 평가, 고객사와 여신금액·금리 등 여신조건 협의, 여신 실행, 그리고 사후관리로 나누어진다. 나는 시화지점 기업금융2팀의 구성원으로 고객사에 대한 전반적인 여신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산업은행에 들어와 여신업무를 담당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 먼저 산업은행에서는 다양한 금융기법을 배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간접금융이 중심이지만 기업금융 전문은행인 산업은행에서는 일반대출에서부터 채권 인수, 주식 투자 등 직접금융까지 고객사의 다양한 금융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산업은행은 소위 IB(Investment Banking)업무에 특화된 노하우가 축적돼 있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 고도의 금융기법에 대한 실무지식을 쌓기 좋다. 산업은행에서 1년 남짓 근무하면서 기업가치 분석을 통한 주식 투자, 선물환 거래 등 대학 재무관리 수업에서 공부했던 금융기법을 직·간접적으로 수행하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산업은행은 구성원이 능동적으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한다. 은행 내 연수부터 외부 집합연수까지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자신이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에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외국어 학습 및 CFA, AICPA 등 금융 전문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비용 지원으로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나도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평소 관심이 많던 국제금융 분야를 공부할 수 있었고, 올해 CFA 1차 시험에도 응시했다.

산업은행에 근무한다는 것은 시장의 최일선에서 공공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근무하는 시화지점 주위에는 시화·반월 공단이 있다. 이곳에는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도 자금과 담보 부족으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상품화하지 못하거나 적기에 시설투자를 못하는 많은 중소기업이 있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이런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 지원한다. 담보는 없지만 잠재력 있는 고객사를 발굴해 자금을 지원하는 일은 정말 뿌듯한 일이다.

우리 팀이 거래하는 고객사 중에는 자동차 엔진용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이 있다. 산업은행은 그 고객사의 설립 초기부터 시설자금을 지원했다. 고객사 경영진의 탁월한 경영능력과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금은 우량기업이 되어 최근에는 중국 현지법인까지 설립했다.

이 고객사의 발전과 성공에서 보람을 느끼는 자신을 보며 어느덧 나도 진정한 산업은행의 일원이 되어간다는 생각을 해본다. 기업과 함께 숨쉬며 금융 전문가로 뻗어나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산업은행에서 그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을 확신한다.

추인영(시화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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