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되는 국제보험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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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제1회 세계보험총회 다녀와서 7월초 제1회 세계보험총외(WIC)가 보험산업의 메카라 불리는 영국 런던에서 열렸었다. 32개 나라에서 3백20여명의 보험인들이 참석했는데, 우리 보험산업의 현주소를 생각할 때 참고할 점이 많았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세계보험시장도 점진적으로 통합되면서 단일시장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유럽의 통합과 동구의 변화가 이를 더욱 촉진할 것이다. 보험시장에 대한 규제 또한 우루과이라운드협상 등을 통해 단일규제체제로 바뀔 전망이다.
세계적인 유명보험사들은 점차 대형화·다국적 기업화되어가고 있다. 여러나라에 있는 고객들에게 「일관성 있는」보험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금융·보험업과 같은 서비스업의 성장전략이라는 계산에서다.
특히 유럽 쪽에서는 보험사들이 합병함으로써 서로의 지점망과 특성을 이용하고 있다. 또 은행과 보험업을 함께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보험업의 합성어인 「뱅카슈어런스」 (Bancassurance)도 생겨났다.
지역별로 세계보험시장을 살펴보면 미국시장은 보험사가 너무 많아 전반적으로 영업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보험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유럽은 시장이 통합되면 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유럽공동체안 다른 나라 시장에로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보험기업의 유럽진출은 아직까진 다른 업종에 비해 처지는 편인데, 앞으로 5년 동안 거세게 진출하리란 전망이다.
일본의 기업들이 이미 제조업 등에서 확보해놓은 투자기반을 기초로 해 일본보험사가 막대한 자본력에 의한 물량공세를 펴올 때 유럽의 보험시장은 한바탕 큰 변동을 겪으리란 예상이다.
남미시장은 독점현상이 점차 없어지며 자유화가 활발하게 진전되리란 예상. 최근 우리나라 보험업계가 업무제휴 등을 꾀하고 있는 동구권은 향후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이 보험산업발전의 열쇠를 쥐고있다. 동구권국가 보험업의 가장 큰 고민은 경험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세계보험인들은 극동 및 아시아지역시장에 대해 관심이 높다. 경제성장속도가 비교적 빠르고 시장이 점차 개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험인들은 재보험거래를 통한 접근을 원하고 있으며, 이 지역 또한 일본보험업계의 활동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지역별 전망은 이번 회의에 참가한 보험인들의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보험업이 유망한 곳으로 유럽이 53.6%로 단연 1위, 극동지역이 17.1%로 2위였다는 점과 맥을 같이한다.
보험은 세계적으로 거래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보험산업은 그동안 당국의 과보호 속에서 안주, 국내시장에서마저 뿌리를 내리지 못했으며 자율경쟁체제를 갖추지 못한 감이 있다.
우리 보험업계가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우리기업의 국체시장진출을 뒷받침하면서 세계시장으로 나가려면 우선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하겠다. 한정길<재무부 보험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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