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통해 「재기의 삶」일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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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잼버리를 통해 재기의 삶을 일군다.
외국의 유일한 장애인스카우트대원들인 일본 특수대원들이 7일오후4시 잼버리장에 도착,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격려와 갈채속에 조촐한 입영식을 가졌다.
정신박약·척수장애·뇌성마비·농아들로 이루어진 12명(남자8명, 여자4명)의 일본 특수대원들은 의사가 거의 소통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손끝하나 움직이기도 힘든 중장애인들이 대부분.
올림픽만해도 장애인 올림픽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만 장애인들만을 위한 스카우트행사가 없기 때문에 이들은 부득이 어려운 여건을 무릅쓰고 대회참가를 강행한 것이라고.
그래서 몸은 비록 활동하기에 불편해도 정신만은 결코 정상인들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대회참가로 실증해 보인 셈이다.
『우리들도 이번 잼버리에서 정상인들과 똑같이 활동할 것입니다. 세계각국으로부터 온 많은 친구들도 사귀고 그들의 문화·풍습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전신마비증세로 어렵게 말을 이어나간 미조구치아키요시(구구명량·16·쓰쿠바대학부속 기리가오카특수장애인학교2)군은 티없이 맑게 웃는다.
3년전 일본장애인 보이스카우트그룹이 한국장애인 보이스카우트그룹을 친선방문했을때 한국에 처음 온 이후 이번이 두번째 한국여행이라는 아키요시군은 『한국이 더 아름다워진 것같다』고 말한다.
지난주 동경에서 15개국이 참가한 장애인 스카우트대회를 개최한 뒤 대회가 끝나자마자 한국에 온 이들 일행은 한결같이 더 많은 장애인들이 스카우트에 참가해 정상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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