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 개발실에 경관 있었다”/사채모집책 전 남편 진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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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사채상환 요구자리서 사복차림/본인 “신자로서 전화받고 들렀던것뿐”
(주)세모의 사채모집 창구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역삼동 세모 개발실에 87년 당시 현직경찰관이 유병언 사장과 함께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 강남에서 사채를 모아 세모의 역삼동 개발실에 갖다준 것으로 알려진 강석을씨(45·여)의 전 남편 이석형씨(51)는 29일 대전지검에 자진출두해 『87년 1월27일 오후 사채모집책 10여명과 함께 개발실로 유사장을 찾아가 사채상환을 요구할 당시 서울 마포경찰서 이모경장(37)이 유사장을 호위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이 자리에는 개발실 안효삼 차장·김기형 과장 등도 함께 있었으며 유사장은 사복차림의 이경장을 「이형사」라고 부르는등 매우 가까운 관계인 것처럼 보였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당시 채권자들이 유사장에게 언성을 높여가며 1시간여동안 사채해결을 요구했으나 이경장은 잠자코 있었다고 말했다.
이경장은 현재 서울 청담동 세모이사 김모씨(50)소유 집에 살고 있으며 이곳은 수배주인 사채모집책 송재화씨가 주민등록상 83년 2월부터 한때 거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경장은 『70년대말부터 구원파를 믿었던 것은 사실이나 유사장과는 자연보호운동과 교회 등에서 한두차례 만났을 뿐』이라고 말하고 『당시에는 안차장이 전화를 걸어와 우연히 개발실에 들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경장이 개발실을 왕래하면서 공권력을 과시,사채 피해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중이다.
이씨는 이밖에 『강씨가 81년 송여인의 소개로 구원파에 들어가 87년까지 7억여원의 사채를 모아 세모에 건네줬다』고 진술하고 세모측이 삼우트레이딩 대표이사 유병언씨 명의로 83년 4월30일 강씨에게 건네준 3천7백만원짜리 현금보관증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씨는 사채의 전달과정에 대해 『끌어모은 사채를 개발실에 직접 가지고가 안차장이나 김과장에게 건네줬다는 말을 처(강씨)로부터 들었다』며 『86년 10월께는 강씨가 「세모가 27억원의 세금 때문에 어려우니 사채를 찾기 위해서는 회사를 살려야 한다」고 말해 농협등에서 8천만원의 대출을 받아준 적도 있다』며 사채의 세모유입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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