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곳서 살해후 운반 추정/오대양 집단변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숨진 여자 12명서 정액채취”/당시 부검의 서재관박사 밝혀
87년 오대양 집단변사사건 사망자 부검팀장이었던 서재관박사는 13일 『당시 숨진 여자 28명중 박순자 사장을 포함한 12명에 대해 질액을 채취,정액반응검사(애시드 포스포타제 반응시험)를 한 결과 박교주 포함,12명 전원으로부터 뚜렷한 양성반응이 나타나 최소한 숨지기 3∼7일 이내에 성관계를 가진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사건에는 최소한 수명의 관련자가 더 있으며 시체 발견장소인 구내식당 천장이 아닌 제2의 장소에서 저질러졌다는 심증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또 「천장위에서의 집단자살」로 종결된 87년 9월 경찰의 수사자체가 전면 재실시돼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최근 자수한 9명의 배후에 현재 드러나지 않고 있는 관련자들이 개입돼있을 가능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부검소견에 따라 숨진 여자들은 숨지기전 집단으로 남자들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이들이 4일동안 머무른 것으로 알려진 천장위 4평의 공간에서는 이같은 행위가 불가능,용인공장 내부를 포함한 다른 장소가 이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장에서 함께 숨진채 발견된 남자는 박씨의 두 아들 이영호(당시 24세)·재호(당시 22세)씨와 공장장 이경수씨(당시 35세)를 포함,모두 4명에 불과해 집단 성관계에 최소한 6∼7명의 또다른 남자가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이들 시체들이 외부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살해돼 옮겨졌다는 심증은 ▲32명의 남녀가 4평 크기의 좁은 장소에서 3박4일을 지낼 수 있었느냐는 점 ▲시체에서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았으나 누군가 현장에 수면제 약병 10여개를 가져다 놓은 점 ▲굳이 숨진 시체의 손발을 끈으로 묶은 점(옮기기 쉽도록 묶었다는 추측 가능) ▲박사장의 외상 및 반항흔적 ▲시체발견 당일 새벽 공장을 두차례 드나든 푸른색 봉고승합·검은 승용차가 목격된 점 등 외에 한가지가 추가로 늘게 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