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 아뿔싸!…모빌 토너먼트 아쉬운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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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의 '코리안 킬러' 도로시 델라신(23.미국.사진)이 이번에는 '12월의 신부' 한희원(25.휠라코리아)을 울렸다.

델라신과 한희원은 17일(한국시간) 앨라배마주 모빌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 트레일 골프장(파72.5천6백90m)에서 폐막한 모빌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합계 8언더파 2백80타로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으나 연장 첫 홀에서 한희원은 3m 버디퍼트에 실패한 반면 델라신은 2.5m 버디퍼트를 홀에 떨어뜨려 최종 승자가 됐다. 델라신은 통산 4승째를 기록하면서 우승 상금 12만2천달러를 받았다. 준우승 상금은 7만5천5백달러.

필리핀계 미국인인 델라신은 2000년에는 박지은(24)을 제치고 신인왕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자이언트 이글 클래식에서 박세리를 꺾고 우승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한희원을 시즌 세번째 우승의 문턱에서 밀어내 한국 선수들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델라신에게 1타 뒤진 상태에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한희원은 한때 4타차까지 밀려났다가 후반 정확한 아이언샷이 살아나면서 다시 1타차로 따라붙고 17번홀(파3)에서 동타를 이루며 델라신을 강하게 압박했으나 짧은 퍼트를 번번이 놓침으로써 결국 역전에 실패했다.

○…4라운드 내내 약혼녀인 한희원을 따라다니며 응원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투수 손혁은 "현장에서 골프 경기를 관전하기는 처음인데 골프가 이렇게 힘든 운동인 줄 몰랐다"면서 "내가 대신해 줄 수도 없고, 그냥 가슴만 졸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골프를 세번 쳐봤다는 손혁의 최고 스코어는 1백10타.

○…대회 3연패에 실패한 박세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나흘 내내 숲에서만 공을 친 것 같다"면서 "특히 잘 나갈 때마다 한번씩 무너진 것이 너무나 분하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신데렐라' 안시현(19.엘로드)은 "LPGA 선수들은 샷에 힘이 넘치고 그린 위에서 공을 척척 세운다"면서 "앞으로 훈련해야 할 게 많은데 특히 쇼트게임과 체력 보강이 시급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미국 원정 첫 경기의 소감을 밝혔다.

모빌=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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