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박물관에 15년 모은 유물 기증 수의사 김연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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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방의 한 젊은 수의사가 15년 동안 애지중지 모은 귀중한 고려·조선시대 유물 3백60점을 영구 보존키 위해 국립청주박물관에 기증해 화제다.
충북 제천시 중앙로2가27의10「진주동물병원」을 운영하고있는 김연호씨(39).
지난 3일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은 김씨가 문화재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76년 경상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부인의 고향인 제천에서 동물병원을 개업하고부터. 이때부터 김씨는 제천지방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옛 것이던 모두 귀중히 여겨 사재를 털어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러는동안 틈틈이 관련서적을 보고 배워 이체는 문화재를 보는 안목이 남다르게 높아져 아마추어 골동품 수집가에서 문화재 전문가로 변신할 정도가 됐다.
김씨가 기증한 유물 중에는 청자 중에서도 비교적 고려 초기에 해당하는 해무리급 청자대접·청자화형접시, 고려 중엽에 만든 청자화형탁잔 등으로 모두 문화적 가치가 충분한 것들이 많다.
금속공예품 중에는 청동대반을 비롯해 범종파편, 거울, 다양한 장식의 수저와 젓가락, 완형으로 잘 보존된 합 등이 있는데 이들 모두 고려시대 금속공예의 높은 격조를 읽을 수 있게 하는 것들이다.
김씨는『날로 늘어나는 수장품을 개인이 관리하는 것보다 모든 이들에게 널리 공개하고 학계의 연구자료로 활용토록 하기 위해 박물관에 기증하게됐다』고 말했다.
유물을 기증 받은 이원복 국립청주박물관장은『유물들이 수집가의 담백한 취향에서 풍기는 단아하고 소박한 분위기가 배어있으며 특히 분청사기는 다양한 기법과 형태를 선보여 작품성이 뛰어나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청주박물관은 지난4일부터「김연호 수집문화재기증 유물 특별전시회」를 열고 있다.【청주=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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