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종부세 피해'똑똑한 한 채'전략이 바람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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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Q 회사원인 부인과 맞벌이를 하고 있는 40대 가장입니다. 최근 각종 부동산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부동산에 투자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또 전반적인 자산 관리 노하우도 듣고 싶습니다.

A 부인(35)과 함께 서울 옥수동에서 살고 있는 하모(42)씨는 재산을 좀 더 모으기 위해 두 살 된 아들을 부모님에게 맡기고 맞벌이를 하고 있다. 하씨 부부는 현재 부동산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나 부부 간 의견이 엇갈린다. 아내는 아파트를 추가로 구입하려 하지만 남편은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판 뒤 강남이나 분당의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어한다.

◆ 다주택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아=하씨 부부는 옥수동에 5억5000만원짜리 32평형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또 각종 예금과 펀드 등을 합치면 총 2억4000여만원 정도로 금융자산도 꽤 된다.

아내는 전세를 끼고 마포나 용인 지역의 아파트를 한 채 더 사고 싶어한다. 앞으로도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남편은 살고 있는 집을 팔고 대출을 받아 강남이나 분당의 30평대 아파트로 이사하려 한다.

올해부터 1가구2주택자는 양도차익의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지 못한다. 게다가 집 두 채 가격을 합산해 기준시가가 6억원을 넘으면 종합부동산세도 내야 한다. 새로 구입하는 아파트가 급등하지 않는 한 다주택 전략은 실익이 없다. 남편의 의견대로 돈이 될 만한 집 한 채에 자금을 집중하는 게 좋겠다.

강남권은 타 지역에 비해 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재건축 규제로 인해 당분간 공급 부족도 예상된다. 현재 하씨의 자산과 소득을 감안하면 강남권은 32평대, 분당은 38평형대로 이사가 가능하다. 서울 송파구에서는 지하철 3호선 연장, 법조타운 조성, 송파 신도시 개발 등의 호재가 있는 문정동과 매머드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는 잠실동을 권한다. 2008년 초까지 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전자가 입주하게 될 서초동도 유망해 보인다.

◆ 내 집 마련 위한 대출 전략=하씨가 강남.분당권의 10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을 가정한다면 2억5000만원 정도의 자금이 모자란다. 아파트 구입 시 부족한 자금은 취득할 아파트를 담보로 조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하씨가 살 집은 투기지역 6억원 초과 아파트에 해당하기 때문에 총부채상환비율(DTI) 40% 이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이내의 규제를 받게 된다.

대출 기간을 15년으로 잡고 6%의 이자율로 2억5000만원을 빌렸을 때를 가정하면 하씨는 매월 원금을 포함해 211만원 정도를 갚아 나가야 한다. 이 경우 LTV는 25%로 문제가 없으나 하씨의 소득을 기준으로 한 DTI는 42%로 DTI 제한을 넘게 된다. 하지만 배우자의 소득을 총소득에 합산할 수 있으므로 부인의 소득을 증명하면 DTI 규제를 피할 수 있다. 다만 소득을 합산할 때에는 각자의 부채도 합산되므로 배우자의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대출은 정리하는 게 좋겠다.

◆ 금융자산 증식에 신경 써야=아파트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더라도 향후 재테크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특히 하씨의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95%를 넘는다는 점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향후 부동산 가격이 크게 조정받는다면 하씨 가계에 적지 않은 고통을 줄 수 있으므로 앞으로는 금융자산을 불리는 데 신경을 써야겠다.

대출금 상환, 노후생활 대비, 비상자금 등 재테크 목표를 확실히 세우고 하나씩 실천해 나가도록 하자. 우선 대출금은 매달 꾸준히 갚아나가되 향후 여유가 생기면 중도상환하는 게 좋겠다. 일반적으로 대출기간이 3년을 넘으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자녀 교육비와 노후생활 자금은 현재 가입하고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적립식 펀드를 이용하면 되겠다.

통상 비상자금은 6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생활비를 저축해 놓으면 된다. 언제든지 돈을 뺄 수 있으면서 금리도 높은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활용하자. 만약 비상자금도 금융상품에 투자하길 원한다면 마이너스 통장을 마련해 비상 시에 대비하면 되겠다.

보험의 경우 하씨 부부는 각각 종신보험 한 개씩만 가입하고 있어 군더더기가 없다. 하지만 아내의 경우 사망.재해를 제외한 기타 특약 부분은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보장 수준이 실제 보험금이 필요한 상황이 됐을 때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데다 보험기간도 70세로 짧은 편이다. 이 부분은 실손 보상이 가능한 별도의 민영의료보험으로 보장 금액과 기간을 보완하길 권한다. 아울러 아들을 위한 어린이 보험에 가입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게 좋겠다.

정리=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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