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규모 작년보다 29배 늘어/관심 쏠리는 채권투자(경제·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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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수익률 19%선에 증시침체 겹쳐/증권사들 정보서비스 적극 나서
채권투자에 관심을 쏟는 일반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3월중 투자규모가 5백만원이하인 소액 채권거래규모가 2천30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무려 29배나 늘어난 사실이 이같은 현상을 잘 말해준다.
소액채권투자가 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것은 주식시장이 침체를 못벗어나는데다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19%안팎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채권투자는 주식투자에 비해 낯설게 느껴지고 있는데 그 이유중의 하나는 채권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주식의 경우 증권거래소와 증권전산을 통해 매수·매도 주문상황을 비롯해 거래량과 가격이 수시로 나오나 채권시장은 어떤 채권이 얼마나 거래되며 가격은 어느 수준인지 알기 어렵다.
이는 전체 채권거래의 5%만이 증권거래소를 통해 이루어지며(장내거래) 나머지 95%는 각 증권사창구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주식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그때 그때 적당한 가격이 결정되지만 채권시장은 불완전경쟁시장이라서 같은 채권이라도 거래하는 증권사에 따라 가격등 거래조건이 조금씩 다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거래가 적정한 가격으로 이루어 졌는지 어쩐지 확인하기 힘들 때가 많다.
바로 이같은 투자자들의 애로를 덜어주기 위해 최근 일부 증권사가 채권에 관한 산재된 정보를 집합시킨 전산 프로그램을 개발,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동서증권이 1년반동안 연구끝에 이달부터 가동중인 「큐비스(Q­BEES」)시스팀이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장내·외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종류의 채권에 관한 정보를 입력해 놓고 있다.
회사채는 물론 통화안정증권·재정증권 등 통화채와 아파트채권 등의 최근 거래량과 가격이 제공된다. 각 채권의 유통수익률 추이는 물론 기관투자가들의 매매동향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큐비스시스팀은 채권투자의 초심자를 위해 투자금액과 기간에 가장 적합한 투자방법도 제시해 준다. 예컨대 5백만원을 6월간 굴리고자 할 때 예상수익률을 즉석에서 산출해 냄으로써 다른 금융상품과의 수익률 비교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럭키증권도 이와 비슷한 전산시스팀을 올초부터 운영하고 있다. 「럭키 오토본드」란 이름의 이 시스팀은 당일 매매가 가능한 채권에 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채권별 발행 및 만기일·만기때 가격·표면이율·수수료 등 기본정보가 제시됨으로써 고객들의 투자판단을 돕는 것이다.
한편 채권에 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새로운 채권상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최근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으로는 연금형과 복합투자형 두가지를 꼽을 수 있다.
연금형은 이자 지급월이 서로 다른 3개의 회사채를 한조로 묶음으로서 투자자는 매달 일정한 금액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인데 한신과 신영증권에서 취급하고 있다.
복합투자형 상품은 회사채이자를 다른 고수익상품(근로자장기증권저축 또는 통화채권펀드 등)에 재투자,수익률을 더욱 높여준다. 럭키증권의 트윈채권저축과 동서증권의 하이테크채권투자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대우와 동양증권 등은 옵션부채권저축이란 새로운 상품을 개발,정부와 협의가 끝나는대로 시판할 예정이다.
옵션부채권은 고객이 증권사로부터 채권을 산후 가격이 떨어져 손해가 날 경우 그 증권사에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상품이다. 예컨대 5백만원에 산 채권이 4백70만원으로 값이 떨어진 경우 투자자는 30만원의 손실을 증권사에 떠넘길 수 있는 것이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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