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묘」로 자연의 이미지 형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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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재미화가 한규남씨(46)가 두번째 귀국전을 3월9일까지 선화랑(734-5839)에서 열고있다.
『그동안 점묘를 통한 추상의 세계에 매달려 왔습니다만 요즘 조금씩 형상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만큼 표현의 세계가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한씨의 작품은 수많은 점들로 이뤄져 있다. 작은 원과 사각형의 색점들이 평면적으로 펼쳐지고 포개지면서 마치 오키스트라의 음향처럼 하나의 세계가 창조된다.
그의 점묘는 얼핏 조지 쇠라나 세잔을 연상시키지만 서구인들의 작품에서는 볼수없는 기운생동이 담겨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때문에 미국 여류평론가 엘리노 하트니는 그의 작품을 두고 『동서문화 접맥의 가능성과 실체를 보여줌으로써 복합다원주의의 한 모델을 제시하고있다』고 보고있다.
그의 출품작들은 산수화나 민서에서 보는듯한 자연품경이 담겨있다.
『지난해 여름, 미국에서 심장수술을 받고 잠시 귀국해 청평에서 요양하며 느꼈던 우리자연의 이미지입니다. 직관적으로 점을찍고 지워나가는 과정에서 서서히 떠오르더군요.』
그는 그의 작품에 나타나기 시작한 이같은 구상성에 대해 이지에서 감정으로, 부정에서 긍정으로 합일되는 이원일체의 세계라고 풀이한다.
한씨는 서울대를 나와 72년 도미, 오하이오주립대학원을 졸업한후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역시 화가인 부인 최분자씨와 다섯차례나 2인전을 열기도했다.
지난1일부터는 뉴욕의 블루힐아트센터에서 이들 부부와 조각가 한용진씨의 3인전이 5월30일까지 열리고 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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