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연극 관람료도 기업 손비 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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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특히 교육.관광 분야가 뒤떨어졌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많아 유학.연수.여행을 포함한 서비스수지 적자가 지난해 100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 들어 10월까지 15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절박감 때문에 정부는 사실상 방치됐던 서비스업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겠다고 나섰다. 기본 방향은 국내에서도 영어를 배울 수 있고, 특화된 의료 서비스를 받고, 다양한 레저와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21개 유망 서비스업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키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세부계획은 소관 부처가 내년에 내놓기로 한 상태다.

◆ 규제 대폭 완화=이날 발표된 종합대책에 대해 관광업계와 의료계 등은 그동안 건의했던 사항이 대부분 받아들여졌다고 환영했다.

의료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되는 '병원경영지원회사(MSO)'는 병원의 영리법인화 직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병원들은 MSO를 통해 다른 병원과 제휴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공동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 또 병원들이 비싼 의료장비를 경쟁적으로 구입할 필요가 없어지고 병원마다 전문적인 진료를 할 수 있게 된다. 영세 병원의 인수합병도 적극 추진된다. 정부는 대신 대형 병원의 경우 외부감사를 의무적으로 받게 해 병원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할 방침이다.

관광 분야에서는 관광호텔에 대한 각종 규제가 많이 풀린다. 특급호텔보다 중간급 관광호텔을 활성화해야 관광객 유치에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 문화접대비 신설=내년 도입될 문화접대비 제도는 세금 감면을 당근 삼아 술 접대를 문화 접대로 바꾸면서 기업 돈줄이 문화산업으로 흘러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총접대비의 5% 이상을 연극.오페라.뮤지컬.음악회 관람권 등에 지출해야 문화접대비 한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 골프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접대비 한도가 1억5000만원인 A사가 실제 접대비로 2억원을 썼고 이 중 문화접대비가 3000만원인 경우를 보자. 현재는 1억5000만원만 접대비로 비용 처리되지만, 내년의 경우 접대비 한도가 10% 늘어난 1억6500만원이 된다. 문화접대비가 총접대비의 5%(1000만원)를 2000만원이나 넘었기 때문이다.

◆ 물과 한류도 서비스 산업=정부가 앞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할 21개 유망서비스업에 '물(水) 서비스' 산업이 포함됐다. 상하수도망으로 각종 용수를 생산.공급하거나 폐수 등을 처리하는 것을 가리킨다.

현재 164개 지방자치단체의 상수도 사업본부와 수자원공사 등 공기업 중심으로 이 산업이 운영되고 있어 '물 경영 마인드'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영세 사업본부 등을 통합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상하수도 인프라를 개선해 내수 시장을 키우면서 해외시장 진출도 독려한다는 것이다.

'한(韓) 스타일' 산업도 집중 지원 대상이다. '키친 오브 더 월드(세계의 부엌)'라는 태국의 음식 세계화 프로젝트와 비슷한 개념이다. 한류 열풍을 발판 삼아 한국적 감성을 담은 한글.한식.국악 등을 세계적인 브랜드 상품으로 키우겠다는 내용이다.

김동호.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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