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도 분양 차일피일…연간 계획의 28%만 완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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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이 연간 계획의 3분 1에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지방 미분양 적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분양시장 발목을 잡는 요인이 산재한 상황에서다. 14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의 연간 계획 대비 공급 실적(분양진도율·9일 기준)은 27.7%에 머물고 있다. 연초 계획한 33만5822가구 중 9만2954가구만 청약이 진행됐다.

특히 지역별로 분양 진도 차이가 컸다. 광주광역시는 넉 달간 1만1889가구가 분양돼 분양진도율 57.1%를 기록하며 분양 계획 물량(2만811가구)의 과반을 넘겼다. 제주(49.4%)·전북(45.6%)·강원(44.1%)도 분양 속도가 양호한 편이다. 울산(39.5%)·인천(34.8%)·전남(33.1%)·대전(31.6%)·충남(31.1%)·경북(28.3%)도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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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26.3%)를 비롯해 경남(22.7%)·충북(21.1%)·부산(16.9%)·대구(12.7%)는 분양 실적이 평균을 밑돌며 시원치 않다.

특히 청약 수요가 큰 서울은 분양진도율이 13.6%에 그쳤고, 세종은 올해 분양 건수가 현재까지 ‘0건’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분양 진행이 더딘 지역은 미분양 적체가 장기화되고 있거나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시행·시공사 간 갈등이 커지며 공급 시기 조율에 애를 먹고 있는 곳들”이라고 말했다.

대구와 경기는 지난 3월 현재 미분양이 각각 9814가구와 8340가구나 된다. 반면 서울은 올해 1순위 청약경쟁률이 124.85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청약 수요 자체는 풍부하다. 하지만 분양가 책정을 놓고 갈등하는 정비사업장이 늘어나며 분양 시기가 늦춰지기 일쑤다. 함 랩장은 “수분양자의 청약 선택이 제한적인 만큼 가격·입지가 양호한 구축 매매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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