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거짓이었다"…허벅지 뼈 부러진 치매 노인 '충격 장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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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배드림 캡처

사진 보배드림 캡처

인천의 한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가 80대 노인의 다리뼈를 부러뜨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요양보호사인 60대 여성 A씨를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10일 인천 남동구 요양원에서 B씨(83·여)를 학대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B씨의 손주라고 밝힌 C씨의 글이 올라왔다.

C씨는 "치매 환자인 외할머니가 최근 요양원에 입소하게 됐는데, 가족들이 면회 갈 때마다 할머니 손등과 몸에 멍이 생겼다"며 "가족들이 요양원 측에 관리가 잘되고 있는 것인지 문의했지만, 할머니가 침대 난간을 세게 흔드는 과정에 부딪혀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거짓말이었다"며 해당 요양원 소속 요양보호사의 폭행으로 허벅지 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C씨 가족들이 요양원 측으로부터 폐쇄회로(CC)TV 영상을 받아 확인한 결과, 사건 당일 A씨가 누워 있던 B씨의 기저귀를 갈던 중 왼쪽 다리를 머리끝까지 강하게 들어 올렸다가 내려놓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고 했다. B씨는 대퇴부 골절로 인근 병원에서 전치 14주 진단을 받았다.

C씨는 "할머니는 수술 여파로 몸과 마음이 더욱 안 좋아지셨다"며 "가끔은 정신을 헤매는 상태로 '제발 여기서(요양원)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한다"고 토로했다.

C씨에 따르면 A씨는 퇴사 처리됐고, 사건 이후 연락 한 번 없으며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 조사를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요양원 측도 병원비나 위자료 등 어떤 손해배상 없이 연락을 피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B씨 가족의 신고를 받고 요양원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 3월부터 한 달 동안 A씨가 10여 차례 추가 범행을 한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의 학대 행위로 B씨의 다리가 부러진 것으로 보고 조만간 그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는데 변호인 일정 탓에 미뤄졌다"며 "이번 주에는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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