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비대위' 깜짝 발탁은 없었다…전당대회 논의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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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2일 비상대책위원으로 유상범·엄태영·전주혜 의원과 김용태 당선인을 임명했다. 원내의 친윤(윤석열) 의원들의 발탁이 두드러졌다. 수도권 원외 낙선자 등의 깜짝 발탁은 없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원내대표 선출 선거 당선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원내대표 선출 선거 당선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날 소통관에서 이런 내용의 주요 당직 인선을 발표했다. 당의 살림을 맡는 사무총장에는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3선 당선), 당정 정책을 총괄할 정책위의장에는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3선) 의원이 발탁됐다. 13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 임명안이, 주초 당선인 총회에서 정책위의장 인선이 추인되면 ‘황우여 비대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투톱 체제도 본격 가동된다. 4·10 총선 패배 후 한 달여 만의 리더십 공백 해소다.

이번 인선에선 지역 안배가 두드러졌다. 추 원내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대구·경북(TK)을 제외하고 골고루 뽑혔다. 수도권에서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과 서울 강동갑에서 낙선한 전주혜 의원이 지도부에 포함됐다. 성일종 의원과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의원은 충청, 정점식 의원은 부산·경남(PK) 출신이다. 강원에선 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재선) 의원이 임명직 비대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수도권의 배준영(인천 중-강화-옹진, 재선)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를 맡는다.

전반적으로는 친윤 성향에 가깝다. 검사 출신의 정점식·유상범 의원과 엄태영 의원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검사 시절부터 오랜 인연을 맺어온 정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아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각종 특검법 등을 방어했다. 유 의원도 수석 대변인과 법률자문위원장을 맡아 각종 네거티브에 대응했다. 한때 친이준석계로 분류됐던 김용태 당선인은 최근 윤 대통령을 겨냥한 민주당의 공세를 적극적으로 비판하면서 비윤 색채가 옅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윤계 일색의 비대위원 인선이라는 지적에 대해 “친윤, 이렇게 구분하는데 그게 쉽고 이해하기 쉬운지는 모르겠으나 원내와 원외, 지역 등을 고려해서 나름대로 균형 있게 모셨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대신 원외 낙선자와 당 외부 인사 등의 깜짝 발탁은 없었다. 일부 낙선자들이 “수도권 민심을 전달하고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수도권의 원외 낙선자가 비대위원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황 비대위원장은 안정을 택했다. 21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초선을 지낸 전주혜 의원이 유일한 낙선자다. 윤 대변인은 “관리 성격의 비대위라 의사 결정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숫자를 줄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5선인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은 변화와 혁신의 시간”이라며 “통합형 인선이 아니라 혁신형의 인선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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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룰 개정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비대위가 원내 인사 중심으로 구성되면서 전당대회 조기 개최를 위한 실무형 비대위에 의견을 모았던 당선인 총회의 결정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 비대위원장은 이날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시점에 대해 “6월 말은 힘들고 8월 초순보다는 앞설 것”이라며 다음 달 전당대회 개최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추 원내대표는 “당 내외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비대위 중심으로 차분히 논의하겠다”고 했다.

현재 당원 100% 투표로 뽑는 당 대표 선출 규정도 여론조사 비중을 30~50% 정도 섞는 방향으로 검토될 예정이다. 유상범 의원은 전당대회 룰 개정에 대해 “요구가 있으면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선출 규정과 관련해 “당의 헌법을 고치려면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 절차를 잘 밟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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