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요스바니, 이번엔 에스트라다? 믿고 쓰는 쿠바산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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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린 남자배구 트라이아웃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10일 열린 남자배구 트라이아웃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또 한 명의 쿠바 출신 거포가 V-리그 코트를 밟을까.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24·2m1㎝)가 한국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024 KOVO(한국배구연맹) 남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진행중이다. 드래프트가 시작되기 전엔 2m9㎝의 우월한 피지컬을 앞세운 폴란드 출신 크리스티안 왈작이 사전 선호도 조사에서 2개 구단으로부터 1위, 1개 구단으로부터 2위에 선정되며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9일과 10일 진행된 테스트를 통해 에스트라다가 급부상했다. 탄력 넘치는 점프와 강력한 스윙이 인상적이었다. 2019년 오른쪽 무릎 반월판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지만, 사전 메디컬 테스트에서 당장 경기를 소화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수많은 구단 관계자가 "단연 눈에 띄는 선수"라며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였다.

루이스는 "몸 상태는 정말 좋다.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이런 특별한 기회를 받아 이 자리에 설 수 있어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밝게 웃었다. 미들블로커로 시작해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었지만, 리시브도 가능해 아웃사이드 히터도 소화할 수 있다.

강점은 역시 공격력이다. 75㎝의 서전트 점프를 앞세워 높은 타점을 자랑한다. 그는 "공격이 내 장기다. 득점에 있어 보여줄 게 많을 것이다. 내 스타일에 잘 맞는 리그라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리시브에서는 발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열려 있는 가방과 같다. 앞으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다"며 2000년생의 젊은 나이를 어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OK금융그룹과 재계약하지 않았지만 지명 가능성이 높은 레오. 연합뉴스

OK금융그룹과 재계약하지 않았지만 지명 가능성이 높은 레오. 연합뉴스

그동안 V리그에선 쿠바 출신 선수들의 활약상이 대단했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로버트랜디 시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마이클 산체스 등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공교롭게도 이번엔 레오와 요스바니가 에스트라다와 함께 드래프트를 신청했다. 두 선수 모두 원소속구단과 재계약하진 않았지만, 셋 다 지명될 경우 무려 3명의 쿠바 선수가 동시에 뛸 수도 있다.

에스트라다는 "소속사도 같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레오나르도 레이바와 많이 이야기했다. V리그 시스템을 많이 설명해줬다. 특히 한국이 예의, 질서를 중시한다고 들었다"며 "나도 그 가치들을 높게 산다. 좋은 선수가 되려면 예절을 갖추고 상대를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 무대가 나와 잘 맞겠다고 느꼈다"고 웃었다.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삼성화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사진 한국배구연맹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삼성화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사진 한국배구연맹

적응을 향한 자신감도 남다르다. 그는 "17살쯤부터 브라질에서 뛰었고, 체코에서도 선수 생활을 했다. 언제나 다른 문화에 적응하며 지내왔다. 한국에서 뛸 수 있다면, 그 경험들이 도움을 줄 것이다"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명상하는 걸 좋아한다. 한국에 가면 절이나 궁궐 같은 장소들에 가보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에스트라다는 "내가 사랑하는 배구를 하고 있고, 이 공간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나를 향한) 열기를 느끼고 있고, 그 자체만으로 정말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그 행복감을 동기부여로 삼겠다는 생각뿐"이라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KB손해보험 안드레스 비예나가 유일하게 재계약한 가운데 6구단의 운명이 걸린 드래프트는 11일 한국시간으로 오후 8시(현지시간 오후 3시)에 실시된다. 지난 시즌 순위 역순으로 우선 지명권을 행사한 구단까지 포함해 7위 KB손해보험(35개), 6위 삼성화재(30개), 5위 한국전력(25개), 4위 현대캐피탈(20개), 3위 우리카드(15개), 2위 OK금융그룹(10개), 1위 대한항공(5개)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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