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자 쫓는데" 형사 사칭…여성 7명 정보 빼돌린 전직 경찰

중앙일보

입력

민간인 여성 7명의 개인정보를 빼돌린 전직 경찰이 범행 13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10분쯤 서울 강남구의 모 식당에서 전직 경찰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4시 46분쯤 공중전화를 이용해 청주시 흥덕구의 한 지구대에 전화를 걸었다. 그는 자신을 같은 경찰서 소속 형사라고 속인 뒤 "수배자를 쫓고 있다"며 특정 이름을 가진 30대 초중반 여성들의 신원 조회를 요청했다.

당시 전화를 받은 경찰관은 A씨가 요청한 민간인 7명의 주소지와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줬다. 도중에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신원확인을 요구하자 A씨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A씨가 전화를 건 청주시 가경동의 공중전화 부스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A씨가 범행 이후 시외버스를 타고 충남 천안을 거쳐 서울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경찰은 형사 2개팀 10명을 서울로 보내 A씨 추적에 나섰다.

A씨는 그동안 수차례 옷을 갈아입거나 현금만 사용하는 등 용의주도하게 추적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과거에도 서울에서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가 2022년 수감돼 지난해 12월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흥신소의 의뢰를 받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피해자 7명 가운데 6명에게는 연락을 취해 피해 사실을 알리고 스마트 워치 지급, 주거지 인근 집중 순찰 등 지원 사항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명은 해외거주자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