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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박단 의미있는 만남…의대 증원 프로세스 중단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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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비대위 제7차 회의에 참석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사진)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연합뉴스·뉴시스]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비대위 제7차 회의에 참석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사진)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연합뉴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가 7일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의협과 교수, 전공의 등이 합동으로 총선 이후 합동 기자회견으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만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어 내부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7일 오후 2시부터 약 세 시간에 걸친 회의 후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의 만남은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한다”며 “의협 비대위는 전공의들과 학생들의 입장을 지지하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전공의 대표인 박 위원장,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차기 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은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임 당선인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발언에 대해 “주어가 없었기 때문에 해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임 당선인은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지난 4일 만남 직후 페이스북에 영어로 ‘일부 내부의 적은 외부에 있는 거대한 적보다 나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문장을 올렸다.

의협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견지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정부가 전공의 행정처분 절차 등을 아직 멈추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말의 진정성이 있는가에 대해 굉장히 많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의료계의 요구는 ‘원점 재논의’란 점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의료계의 통일된 안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저희는 초지일관으로 ‘증원 규모 재논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2000명 증원과 관련해 교육부의 프로세스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 단일 목소리를 내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의협 비대위와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생 등 각자 목소리를 내고 있던 조직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모여 합동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며 “아마도 총선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두고 원로 교수 등 의사들의 강경 발언도 이어졌다. 정진행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들이 일진에게 엄청 맞고 왔는데 피투성이 만신창이 아들만 협상장에 내보낼 순 없지요”라며 “어미·아비가 나서서 일진 부모(천공? 윤통?) 만나서 담판을 지어야죠”라고 적었다. 허대석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아들이 조폭에게 심하게 얻어맞고 귀가했는데 사건의 뒷마무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누가 나가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적절할까”라고 했다. 정부를 ‘일진’ ‘조폭’에 비유한 셈이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도 페이스북에 “이과 국민이 나서서 부흥시킨 나라를 문과 지도자가 말아먹는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경북대·전북대 등의 의대들이 이번 주부터 속속 수업을 재개한다. 4월 중순이 지나면 1학기 학사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워 대량 유급 사태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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