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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세브란스병원 오늘 휴진…환자들 “진짜 진료 못 받나” 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고려대의료원 등 서울 주요 대형 병원이 30일 예고대로 휴진에 나선다. 하지만 같은 병원이라도 교수와 진료과마다 상황이 달라 환자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전날 오전 서울대병원은 평소처럼 환자들로 붐볐다. “김해에서 장모님을 모시고 왔다”는 권모(54)씨는 “수술 경과가 좋아 관리만 잘하면 되는데 사직·휴진 소식에 불안하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세브란스병원, 백혈병 딸(2)의 항암 치료를 위해 일주일에 사흘씩 암병원에 온다는 박모(43)씨는 “열이 나면 위험해 입원해야 한다. 급한 처치는 될 거라고 믿지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자궁근종 환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30일에 진료가 예약돼 있었는데 연기하라더라. 그 날짜도 한 번 연기한 것인데, 단체 문자로 (연락이) 와 대표전화로 전화해 일정을 다시 조정했다. 당황스러웠다”는 글이 올라왔다. 항암 일정이 잡혀 있다는 한 환자는 “아직 병원에서 연락이 없다”며 갑자기 일정이 취소되진 않을까 전전긍긍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교수 자율로 쉬는 것이라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30일에 쉬는 교수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대로 휴진 참여가 많지 않을 거란 시각도 있다. 세브란스병원의 한 내과 교수는 “암환자의 항암제 맞는 일정 때문에 휴진이 어렵다”고 했다.

정부는 우려만큼 큰 공백은 없을 거로 보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휴진이 어느 정도 규모로 진행될 것인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면서도 “걱정할 수준의 혼란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교수 자리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워도 진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군의관과 공보의를 추가 투입하겠다고도 했다.

교수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조처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교수들에게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건 바람직한 방법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대화와 설득을 통해 환자 곁을 지켜주도록 하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만 보고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당근책’도 내놨다. 기존에는 심장혈관 중재술(스텐트삽입술) 때 혈관 2개까지만 인정했던 수가(의료행위 대가)를 앞으로는 4개까지 준다. 수가도 130%에서 270%까지 2배 이상 올린다. 또 일반 시술보다 1.5배 수가를 적용하는 응급 시술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6월 1일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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