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제 초석 시의회 의사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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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립이후 세종문화회관 별관으로 사용되던 태평로 옛 국회의사당건물이 서울시의회 의사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마무리공사가 한창이다.
1935년 일제에 의해 부민관이란 이름으로 처음 건립되면서 각종 공연·행사 등이 열렸으며 춘원 이광수가 우리 청년들에게 학범 참여연설을 했을 정도로 이 건물의 초석엔 오욕의 역사가 배어있다.
해방 후엔 공연장으로도 쓰이다가 정치집회장이 되기도 하는 등 그 당시의 정치상황 만큼이나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6·25가 끝나고 54년6월부터 국회의사당으로 정착할 수 있었으나 그 동안이 건물 안에서 벌어진 온갖 사건·결정 등은 「최초의 민의의 전당」에 바랐던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게 하는데 충분했다.
남로당 프락치사건 (49·5), 4사5입 개헌(54·11), 보안법파동(58·12), 3·15부정선거(60· 3), 6· 3사태(64· 6), 3선 개헌(69·9) 등 우리의 현대사를 얼룩지게 한 사건들이 그것.
마치 현재 여의도에서 이뤄지는 것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지만 이제는 「좀더 가까워진 민주주의의 터전」이라는 점에서 서울시 의회의사당 건물에 거는 서울시민들의 기대는 크기만 하다.
개조공사는 기본골격을 제외한 내부시설전체를 새로 꾸미는 것으로 현재 90%의 공정이 이뤄졌으며 내부 장식 및 페인트칠도 거의 마친 단계.
1층 공연장이 본회의장(사진)으로 바뀌며 무대엔 의장단 석, 관람석엔 의원석이 들어선다.
교통국 사무실이 의장 실·부의장 실로 쓰이며 헌정회 사무실로 사용되던 방은 각 위원회 회의실로 꾸며졌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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