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밤새 울거나 오줌"…공포속 가자 어린이들 정신질환 쓰나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피해 집을 떠나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어린아이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피해 집을 떠나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어린아이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가자지구를 향한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연일 지속되며 어린아이들이 경련을 일으키는 등 정신적 이상을 겪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의 정신과 의사인 파델 아부 힌은 “가자지구의 어린이들이 분리불안, 공격적 행동, 경련 등 심각한 정신과 증상을 보이고 있다”며 “안전한 장소가 없다는 사실은 어린이들에게 큰 고통을 준다”고 말했다.

2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폭격에 사망한 어린아이를 바라보는 주민. 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폭격에 사망한 어린아이를 바라보는 주민. AP=연합뉴스

약 230만명의 가자지구 인구 중 절반가량이 어린이다. 이들이 지난 7일 이스라엘의 공습 개시 이후 집을 떠나 UN이 운영하는 임시 대피소 등에 가득하지만, 깨끗한 물이나 식량은 거의 얻지 못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자지구는 한국의 세종시와 비슷한 면적(360㎢)이지만, 2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산다. 어디에 거주해도 폭격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여섯 자녀의 엄마인 타흐리어 타바시는 “아이들이 특히 밤에 더 고통을 호소한다. 밤새 울거나, 아무 이유 없이 오줌을 싸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개전 이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한 어린이의 수는 1750명에 달한다.

가자지구의 경우 15세만 되어도 인생에서 5차례의 집중 폭격을 경험한다. 이번 전쟁 외에도 2008~9년, 2012년, 2014년, 2021년에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사이의 교전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은 하마스로부터 납치, 로켓 공격을 당하는 이스라엘의 어린이들도 마찬가지다.

이스라엘 소아과 협회 회장 자치 그로스만은 현지 언론에 “우린 적절히 해결되지 못하는 소아 불안 증상의 쓰나미를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소아과를 찾는 어린이의 90%가 불안 증세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전투를 예고하며 하마스와의 갈등은 더 격화하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