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한 응원단 울먹였다…남북 女축구대결, 1-4로 한국 패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남북전에서 퇴장 당하는 손화연(왼쪽). 연합뉴스

남북전에서 퇴장 당하는 손화연(왼쪽). 연합뉴스

한국 여자 축구표팀이 남북전에서 패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행이 좌절됐다. 25년 만에 4강행에 실패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콜린 벨(영국)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0일 중국 저장성의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남북대결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1-4 역전패했다. 손화연(현대제철, 전반 41분)이 퇴장당한 벨호는 끝내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후반에만 3골을 내줬다. 벨 감독은 북한전을 '꼭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꼽았다.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동메달을 딴 한국은 항저우에서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4강 무대도 밟지 못하고 탈락했다. 한국 여자축구가 아시안게임 4강 무대에 오르지 못한 건 5위로 마친 1998 방콕 대회 이후 25년 만이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북한과 역대 전적에서 1승3무16패로 크게 뒤졌다. 아시안게임 맞대결에선 6전 전패다. 지난 7월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벨호는 아시안게임에서도 '노메달'에 그쳤다.

경기 후 인사를 나누는 남북 선수들. 연합뉴스

경기 후 인사를 나누는 남북 선수들. 연합뉴스

한국은 전반 11분 북한 리혜경(압록강)의 자책골로 앞섰다. 2002, 2006, 2014년 아시안게임 우승 팀인 북한은 9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리학(4·25)이 프리킥 골에 성공했다.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은 전반 41분부터 급격히 북한 쪽으로 기울어졌다. 손화연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기 때문이다.

수적 열세에 고전하던 한국은 후반 36분 결국 역전골을 내줬다. 안명성(압록강)이 득점했다. 북한은 후반 45분에도 리학이 추가골을 넣었다.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베테랑 수비수 김혜리(현대제철)가 페널티박스에서 공을 처리하다가 핸드볼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까지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이날 남북대결 현장에는 70여 명의 북한 응원단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북한 응원단은 킥오프 30분을 앞두고 경기장 한쪽에 자리 잡았다. 대부분 인공기가 새겨진 흰색 반소매 티셔츠를 맞춰 입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이겨라, 이겨라! 조선 이겨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북한 응원단은 전반 11분 북한의 자책골이 나오자 일순간 침묵했다. 하지만 전반 20분 리학의 오른발 프리킥이 들어가자, 북한 응원단의 함성이 다시 커졌다. 일부는 벅찬 감정을 억누르며 울먹이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