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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병 폭행’ 전북대병원 교수, 복직 후 2차가해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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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전공의를 폭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북대병원 교수가 사건 9개월 만에 마주친 제자에게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병원 측이 조사에 나섰다.

10일 전북대병원 등에 따르면 이 병원 전임의(전문의)인 A씨는 지난달 28일 “B 교수로부터 2차 가해를 당했다”며 인권경영팀에 조사를 요구했다. 지난달 20일 오전 8시쯤 병원 내 한 중환자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B 교수가 “‘야, 왜 인사 안 하냐’고 쏘아붙였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난달 20일 만남 당시 B 교수는) ‘왜 교수님에게 인사해야 하느냐’고 반문하자 ‘내가 왜 인사 받으면 안 되는 거냐. 네가 그래서 안 되는 거야’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 교수는 “당시 ‘서로 인사하면서 살자’고 얘기했을 뿐 폭언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진 건 B 교수가 지난해 9월 29일 회식 자리에서 당시 전공의인 A씨 머리를 소주병으로 때리면서 비롯됐다. 사건이 불거지자 B 교수는 지난해 10월 직무 정지 6개월에 병원 진료를 금지하는 겸직 해제 징계를 받았다. 이후 전북대병원 측은 의료 공백 우려 등을 이유로 지난 4월 19일 전문의위원회를 열고 B 교수의 복직을 허용했다.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B 교수의 복귀 철회를 요구하는 등 반발했다. A씨는 같은 달 26일 “후배 의사들이 또 피해를 볼 것”이라며 B 교수를 전주 덕진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달 1일 “피의자가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며 B 교수를 검찰에 송치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지난달 22일 B 교수 사건을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앞서 B 교수는 지난 4월 병원 내부게시판에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을 만나 진심으로 사과했지만 마음까지 녹이지는 못했다”고 적었다.

아울러 B 교수는 최근 2차 가해 주장에 대해선 “(폭행) 사건 이튿날 A씨 부부와 1시간가량 만나 사과했고, 피해자를 만나는 건 ‘2차 가해’라고 해서 만나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B 교수는) 사건 이후 단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유희철 전북대병원장은 “양측 주장을 들어본 뒤 조사 보고서가 나오면 절차대로 조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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